미국·EU, 나란히 러 추가 제재…신흥재벌 ‘니켈 왕’ 포타닌 포함

미국과 유럽연합(EU)이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러시아에 대해 추가 제재에 나섰다. 이번 제재안에는 푸틴의 최측근이자 러시아 신흥재벌(올리가르히) 블라디미르 포타닌도 포함됐다. 우크라이나는 러시아의 인프라 공격으로 심각한 경제난에 처해 있어 제재로 동결된 러시아 자산을 재건에 사용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미국 국무부는 15일(현지시간) 러시아의 신흥재벌 중 한명인 포타닌과 그의 부인, 성인 자녀 2명을 제재한다고 밝혔다. 제재 대상에는 포타닌 소유의 투자 지주회사인 ‘인테르로스’와 그의 호화 요트 ‘너바나’도 포함됐다.

미 국무부는 안드레이 벨로우소프 제1부총리와 드미트리 니콜라에비치 체르니셴코 부총리 등 5명도 러시아 국영기업 운영과 관련해 제재 대상에 포함했다. 또한 러시아 침공을 돕고 우크라이나 영토에서 통제권을 행사한 29명의 지역 주지사와 수장, 가족 2명, 6곳의 대리 당국과 1개 단체에도 제재를 부과했다. 제재 리스트에는 친러시아 세력이 우크라이나 동부 지역에 세운 도네츠크인민공화국(DPR) 전직 내무장관 등이 포함됐다. 국무부는 이들이 러시아의 동원 명령에 따라 징집을 감독, 집행했다고 설명했다.

미 재무부 해외자산통제국(OFAC) 역시 포타닌이 프랑스 금융기업 소시에테제네랄로부터 인수한 러시아 상업은행 ‘로스방크’를 제재하고 국영은행 VTB의 자회사 17곳 역시 제재했다.

같은 날 유럽연합(EU)도 새로운 대 러시아 제재 패키지를 승인했다. EU이사회 의장국을 맡은 체코에 따르면 브뤼셀 주재 27개 회원국 대사들이 합의한 제재 패키지는 16일 정식 통과될 예정이다.

제재안의 구체적인 내용은 발표되지 않았지만 최근 EU집행위원회가 200명의 러시아 관리와 군 장교, 국회의원, 정당 간부에 대한 여행금지와 자산동결 등을 제안했고 화학물품, 신경계 작용 물질, 전자제품 등 러시아 군이 사용할 수 있는 제품에 대한 제재를 권한 만큼 이같은 내용이 담겼을 것으로 보인다.

또한 러시아의 에너지와 광업 부문에 대한 제재와 새로운 투자 금지, 러시아 TV 방송 시청 제한도 포함될 전망이다.

미국과 EU가 제재를 통해 동결한 러시아의 자산은 향후 우크라이나 재건에 활용될 가능성이 높다. 우르줄라 폰 데 라이언 EU집행위원장이 러시아 중앙은행의 외환보유액과 신흥재벌 자금 등 3190억유로(약 435조원)을 우크라이나 재건 비용으로 사용할 것을 제안했기 때문이다.

라이언 위원장에 따르면 현재까지 우크라이나가 입은 피해규모는 약 6000억유로(약 818조원)로 추산된다. 그러나 러시아가 하루가 멀다하고 에너지 인프라를 중심으로 대규모 공습을 하고 있어 피해규모는 빠르게 늘고 있다.

워싱턴포스트(WP)에 따르면 최근 우크라이나 중앙은행 관리들은 러시아의 공격이 심화될 경우 우크라이나 경제가 직면할 위기에 대해 평가했다. 평가에 따르면 당초 내년 최소 550억달러(약 72조원) 규모의 해외지원이 필요할 것으로 예상됐지만 최근 러시아의 공습으로 240억달러(약 32조원)의 지원이 더 필요할 것으로 추산됐다.

공습으로 대규모 피난민이 발행할 경우 우크라이나 통화인 흐리브냐화 가치가 폭락할 수 있고 이 경우 중요한 수입품에 대한 비용을 지불할 수 없게 될 것으로 우려됐다.

데니스 쉬미할 우크라이나 총리는 올해 33% 역성장하는데 이어 내년에는 경제가 9% 위축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같은 위기에도 우크라이나 정부는 러시아에 대한 항전 의지를 굽히지 않고 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영국 이코노미스트 지와의 인터뷰에서 “지금 전쟁을 중단하면 러시아는 더 강력해져서 돌아올 것”이라며 “1991년 우크라이나 독립 다이 국경으로 러시아가 철수하면 협상이 시작될 것”이라고 말했다. 우크라이나는 최근 제기된 크리스마스 휴전 가능성에 대해서도 일축했다. 원호연 기자

Print Friendl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