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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는 익숙해진 단어가 된 AI(Artificial intelligence·인공지능)-.말 그대로 사람이 아닌 컴퓨터가 모든 데이타를 분석해 학습하고 이를 통해 최상 또는 최선)의 결론을 도출한다는 것을 뜻한다.한인들은 AI의 위력을 실제 체감한 게 지난 2016년이었을 것이다.
당시 구글의 자회사 ‘딥마인드’는 인공지능 바둑 프로그램 ‘알파고’(AlphaGo)로 세계 최정상의 기사 이세돌 9단과 맞대결을 실행했고 그 결과는 그야말로 압도적이었다. 이전까지만 해도 AI는 단순한 게임에서만 인간을 이갈 수 있다는 평가였다. 빠른 계산 능력만 갖췄을 뿐 상황에 따른 판단력과 인간의 경험에서 오는 임기응변에는 대응할 수 없다는 믿음이 있었다. 하지만 이세돌 9단과의 ‘구글 딥마인드 챌린지 매치’ 5번기 제1국에서 드러난 결과는 한마디로 비교 불가의 격차였다, AI의 무한한 가능성이 현실로 확인된 순간이었다.
일부에서는 이를 산업혁명에 비견될만한 인류 과학사의 이정표라고 찬사를 아끼지 않았다. 이후 그 격차는 더욱 벌어져 이제는 AI의 오류로 단 한판이라도 승리할 가능성도 아예 사라졌다.
AI의 능력을 이처럼 자세히 언급한 이유는 금융권에서도 AI의 절대적 능력이 인정받고 있기 때문이다. AI는 데이타를 바탕으로 대출·보험금 심사를 처리하는 것은 물론 고객에 대한 상담과 신규 직원 채용, 빅데이터를 활용한 마케팅 등에도 적극 활용되고 있다.
AI는 머신 러닝 (Machine learning· 경험을 통해 자동으로 개선하는 컴퓨터 알고리즘의 연구)를 통해 끊임없는 학습을 진행하고 이를 바탕으로 최적화된 업무 패턴을 찾고 만에 하나 발생할 수 있는 오류나 위험도 발견해 해결한다.
아직 미국 내 한인은행 등에서는 AI가 전면에 나서고 있지 않지만 글로벌 대형 은행이나 한국의 경우 고객 상담의 40% 이상을 AI가 담당하고 있으며 대출 및 서류 심사 등의 70% 이상을 처리하고 있다고 알려진다.
AI는 고객의 정보만 입력되면 각종 패턴을 분석해 몇분 안에 서비스 제공(대출, 예금 등) 유무를 결정할 수 있는데 그 정확성은 현재 100%에 육박한다는 분석이다.
인사채용도 AI 알고리즘 기반 시스템’이 활용될 수 있다. 한 은행이 지원자 1000여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인사채용 결과 AI는 직원의 스펙, 업무경력· 출퇴근 거리, 개인적 성향 그리고 기타 정보를 몇 분도 안 되는 시간에 분석해 고용 여부 및 근무지 그리고 직급과 급여 등도 산정했다.
이외에도 미래에는 인공지능을 활용해 가상현실 증강현실을 금융과 결합한 가상경제가 정착될 가능성이 높은데 향후 주 고객층이 될 MZ 세대를 선점하려면 이에 대한 준비는 필수적이라는 지적이다.
미국내 한인은행에서도 AI의 활용도가 점차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앞으로 도입 가능한 부분을 살펴보자.
●차별 관련 위반 막으려면 편견 없는 AI로
지난 수년간 다수의 은행들이 대출과 관련한 인종차별 혐의로 벌금을 포함한 다양한 제재를 받았다.
실례로 조지아 주 애틀랜타 소재 카덴스 은행의 경우 인종차별 혐의로 550만달러의 과징금을 납부했다. 연방 지검은 은행이 흑인 등 소수계 집중 거주 지역에 지점이나 오피스 운영을 하지 않고 모기지 대출을 기피하며 공정주택법(FHA)과 평등신용기회법(ECOA)을 위반했다고 지적했다.
업계에서는 흔히 레드라이닝(redlining)이라고 하는 이런 차별 조치는 대출 신청자의 거주 지역 등에 따라 대출 승인 비율을 조절하는 것을 뜻한다.
은행 관계자들은 “이런 차별 관련 사건의 근본적 원인은 심사자의 개인감정과 편견이 들어있는 반면 AI는 심사과정이 잘못될 가능성이 없다. 물론 기본전제(정보)를 잘못 제공하거나 분석에 오류가 있을 수도 있지만 이는 사람이 저지를 수 있는 실수와 비교하면 사실 상 없는 수준”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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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신용평가와 대출 심사 그리고 처리 과정도 AI가
한인은행 관계자들은 신용평가와 대출 심사에 인공지능이 가장 먼저 도입될 것으로 전망했다.
AI가 축적된 데이타와 빠른 정보 처리 능력을 바탕으로 대출자의 크레딧 점수와 대출 한도, 적절한 금리, 그리고 대출의 위험성 등을 평가하는 것이다.
자금세탁이나 부정 대출도 AI가 패턴 분석과 이상 가능성을 판단하는 리스크 모니터링을 담당하게 되면 그 위험성이 크게 줄어들 것으로 전망했다.
챗봇도 도입 가능한 기능이다. AI가 운영하는 챗봇은 고객의 기초적 질문에 답하고 서류를 처리해 제출하거나, 소비자들에게 유용한 관련 상품을 소개할 수 있다.
문자나 음성을 판독해 인식하고 또 고객의 요구를 완벽히 이해하거나 적용하는 자연어 해석 도 챗봇이 가질 수 있는 기능이다. 이러한 챗봇을 활용하면 콜센터 업무를 자동화하고 고객의 대기 시간과 서류 처리 시간도 단축해 서비스 만족도를 올릴 수 있고 장기적으로는 비용까지 절약된다.미국의 시장조사기관 트랜스페어런시 마켓 리서치(Transparency Market Research)는 매년 약 30%씩 성장해 2024년에는 최소 미국에서만 10억달러 규모의 시장이 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AI 도입 시 예상되는 어려움은?
한인은행 관계자들은 인공 지능 도입에 있어 데이터 부족, 관련 인력 부족 그리고 권한 설정 여부 등에 어려움이 있다고 답했다.한인은행의 고위간부는 “은행 데이터는 다른 산업에 비해 공개돼 공유하는 것이 적고 중요한 필터링을 아직까지는 거치지 않아 확실한 알고리즘을 확립하는데 어려움이 있다”라고 말했다.
특히 한인은행의 경우 아직 빅 데이터를 전문적으로 다루는 직원이 은행별로 아주 적거나 없다. 이를 위해 우선적으로 인프라를 먼저 강화해야 한다. 또 사람 대신 AI가 모든 걸 판단하는 고위험군(거의 절대적인 처리 권한이 부여된 경우)이라면 내부통제 및 신용평가모혐의 위험 수준을 자체적으로 판단할 보완장치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인력 부족은 큰 문제다. 너도 나도 금융 인공지능 관련 전문 인력을 원하다 보니 한인은행 정도의 급여 수준으로는 좋은 인재를 스카웃 하기 어렵고 스카웃이 되더라도 미 대형 기업에 비해 더 높은 연봉이나 직급을 약속하기 힘들어 장기간 지킬 수가 없다는 것이다.
은행 내부인력을 외부 위탁 등을 통해 양성하는 방안도 있지만 이 인재들이 향후 유출되지 않는다는 보장이 없고 아직까지 증명된 교육 방식도 없어 선뜻 도입하기 어렵다는 것이 한인 은행관계자들의 말이다.
하나의 대안이라면 한인은행들간 동맹이나 유사한 규모의 타 인종 은행등과의 연합을 통해 공동 인력 양성 센터를 설립하는 것을 들 수 있다. AI를 기반으로 한 고객 및 상품 관리 업무 처리 등을 연구하고 교육 및 인력 교류에 대해 협업하는 것이다. 최한승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