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 주택시장 전망] 집값 크게 떨어지지 않는다

Real Estate Market Pric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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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마파크의 롤러코스터는 마찰력과 공기 저항 그리고 중력을 인위적을 조작해 관성을 멈출 수 있지만 현실 세계는 외부의 개입을 통한 조건 변화가 어렵기에 한 번 시작된 흐름을 인위적으로 제어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지난해 미국의 부동산 시장은 롤러코스터에 올랐다고 부르기에 충분했다.

시장의 출발은 평온했다. 롤러코스터가 리프트를 통해 끌어올려지는 과정은 느리고 조용해서 눈 앞에 기다리고 있는 급락을 알기 힘든 것처럼 거래 호황에 역대 최저 수준의 금리(1월 3.60%)는 바이어들의 내 집 마련 꿈을 이뤄줬고 셀러들의 에퀴티도 불리며 안정적 자산 증가라는 선물을 줬다.

하지만 코로나 확산이 둔화되고 수년간 이어왔던 각종 부양정책의 종료에 물가 급등 그리고 경기 침체에 대한 우려가 높아지며 급강하가 시작됐다. 연준이 기준금리를 올리기 시작하며 모기지 금리도 지난 20년래 최고치인 7.20%을 찍었고 겨우 한숨을 돌려 6% 대로 돌아왔지만 이는 연준의 금리 인상 속도에 따라 얼마든지 상승이 가능하기에 앞으로의 일을 전망하기 어려운 일이다.

●고정 금리는 어디까지 오를까

모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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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택 시장을 이루는 다양한 조건을 살펴보면 바이어와 셀러라는 기본 측이 있고 이 안에 집값과 이를 조정하는 금리와 공급이라는 요소가 있다.

미 주택 바이어의 절대 다수는 전액 현금이 아닌 10~30% 선의 다운페이에 나머지를 대출로 채우는 구조다. 즉,대출 금리가 오르게 되면 기타 조건에 큰 변화가 없더라도 상환금이 크게 오른다는 말이다.

그렇다면 은행과 모기지 업체 관계자들은 올 한해 모기지 금리를 어떻게 예상하고 있을까?

한인 상장은행의 모기지 부서 관계자는 “2022년 제로 금리로 시작한 기준 금리는 연말 4.25%로 치솟았고 올해 중반에는 5%를 돌파할 것이 유력해 이것만 생각하면 모기지 금리도 다시 상승할 여력이 있다”라며 “하지만 지난해 여름을 지난 시점부터 주택 가격이 전월 대비 하락세를 보이고 있고 공급이 증가세를 유지하며 이른바 오버비딩을 통한 프리미엄이 사라졌다 이 모든 것을 종합할 때 올 한해 금리는 꾸준히 내림세를 보이며 연말에는 5% 중반대에 멈추게 될 가능성이 높다”고 예상했다.

미 대형 모기지 업체 관계자는 “2022년 마지막 금리가 6.4%대(6.42%)였다. 올 초 금리는 이 보다 조금 더 내려 6.2~6.3% 선으로 내린 후에는 등락을 반복할 것이다. 단 등락폭이 작아 최저치는 6.2%선, 최고치도 6.5% 선을 유지한다는 것이 내부 전망이다. 금리가 이 보다 더욱 높아지면 시장이 이를 감당하기 어려울 것이다”고 설명했다.

국책 모기지 업체 패니매와 프레디맥, 미부동산중개인연합(NAR), 그리고 미 모기지은행 연합(MBA) 등도 올해 금리가 5%선으로 내려가지는 않지만 최대 6.5%를 넘지 않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금리가 다시 7%를 넘길 것이라는 예상은 극소수에 불과했는데 7% 회복을 예상한 기관들은 “금리 인상에 따른 실업 증가 등으로 물가를 내리려는 연준의 의도가 현재까지는 실패했고 고용 시장은 계속 활황이다. 올해도 물가 인하폭이 낮고 실업률이 사실상 완전 고용 수준을 유지하게 되면 모기지 금리가 다시 오름세를 보일 수 있다”라며 “팬데믹 이후 정부의 각종 유예정책 등에 따라 중단됐던 차압이 전년 대비 적게는 5%, 많게는 20%가량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는데 이 경우 금리에도 압박이 가해질 수 있다”고 분석했다.

●집값은 더욱 내릴까

Hand arranging wood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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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집값은 수개월 연속(전월 대비 기준) 하락하며 한 해를 마무리했다. NAR은 새해 집값이 미 전국 중간가 기준 36만~37만달러 후반대를 유지하며 2022년 대비 0.3%정도 상승에 그칠 것이라고 예상하고 있다.부동산 포털 레드핀과 질로우 등도 NAR과 크게 다르지 않아 35만~37만달러대를 전망했다. 하락과 상승 모두 그 폭이 0.5%선을 넘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이 많다.

부동산 경제학자들도 집값이 올해 초까지 하락세를 보이다 본격적인 이사철이 시작되는 3월부터 다시 반등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지난해 연말 신규 주택 거래의 깜짝 반등이 있었지만 전체적으로는 기존주택을 포함 감소세가 확연한데 공급은 신규 주택의 경우 시장 정상치를 넘겼고 기존 주택도 증가세로 가격 상승을 어느 정도 억제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전년 대비 가격 증가폭은 0.3~0.7% 정도로 1%를 넘기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많다.

주택 가격에 영향력이 큰 재고물량의 경우 현재 기존주택의 거래기간이 지난해 초 1.6개월에서 3개월대 중후반대를 회복했는데 올해는 시장 정상치인 6개월에 조금 못 미치는 수준까지 늘어날 것이 유력하다.이미 8개월 수준인 신규주택의 경우 업체들의 할인 및 인센티브 제공 등 프로모션 노력에도 현 수준이 유지될 가능성이 높아 가격 안정에 기여할 것으로 예상된다 .

현장 브로커들은 “미국의 대다수의 도시에서 하락이 불가피하지만 일부 지역은 집값이 소폭이나마 오를 수도 있다”라며 “실례로 LA나 어바인 등도 지금은 집값이 어느 정도 떨어졌다지만 그 하락폭은 높지 않다. 물가가 연준의 예상대로 2~3% 상승폭을 유지하고 금리가 5%대로만 돌아온다면 주택 거래가 다시 증가할 것”이라고 말했다.

●주택 구매력 개선 가능성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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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말 현재 미국에서 주택을 소유하기 위해 연소득에서 지출해야 하는 비율은 32.3%로 전분기 29.6%, 전년동기 23.8% 대비 증가했다. 은행 등 금융 기관이 선호하는 수입 대비 28%선을 넘은 것은 물론 수입 대비 지출 규모 기준 2007년 이후 최고치였다. 미 전체로는 전체 581개 카운티 중 427개 카운티에서 구매력이 악화됐다.

특히 남가주 지역의 경우 오렌지카운티 82%, 벤츄라 80%, LA 69%, 리버사이드 70%, 샌버나디노 56.7%등 사실상 고소득층을 제외하면 주택 구매가 불가능할 만큼 연소득 대비 지출비율로 따지는 구매력이 나빠졌다. 기에 재산세와 주택 보험 그리고 유틸리티 비용이 빠르게 오르는 것도 구매력에 나쁜 영향력을 미치고 있다. 구매력이 개선되려면 집값은 최소 5% 정도 하락하고, 모기지 금리는 0.5% 이상 내려가야한다는 게 금융권의 분석이다.

●건설업계의 움직임

건축공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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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설업체들은 지난해 가을을 기점으로 완전히 수동적인 경영에 돌입했다.

지난해 11월 기준 착공건수가 2년 6개월래 최저치를 기록한 것은 물론 건축 승인건수가 전년 대비 두 자릿수 이상 줄었다. 착공 및 완공 시기가 연장되고 있는가운데 임금과 건축자재 비용이 오른 것도 개발 계획에 전면 수정을 가져왔다.

실제 지난 2021년 172만채에 달하던 신규착공은 지난해 157만채 선으로 떨어졌고 올해는 147만채 선으로 더욱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

건설업체들의 체감경기를 보여주는 주택 시장 지수도 12개월 연속 하락하며 지난 10년래 최저치로 떨어졌다.

주택 가격이 낮아지려면 기존은 물론 신규 주택의 공급이 늘면서 수요와 균형을 맞추는 것이 필요하다.지난 2년여간 역대 최저수준의 금리가 유지되면서 예상을 크게 넘는 바이어가 시장에 유입됐고 이 결과 매물도 급격히 소진됐다.이런 상황에서 금리와 물가 폭등, 경기 침체 위험이라는 악재가 터지면서 개발 계획이 수정됐다. 이를 근거로 건설업계에서는 2025년까지 착공건수와 허가 신청이 계속 줄어들 것이라고 예상했다.

●부동산 중개업자의 예상

새해 부동산 시장은 재택근무제가 정착됐지만 다시 정상 출퇴근을 택하는 기업도 늘고 있는 만큼 지난 2년간에 비해 다시 도심지로 돌아오는 비율이 늘어날 것이라는 추세 변화에 따라 도심 지역의 매물이 타 지역 대비 더 빠르게 소진되고 가격도 더 많이 오를 수 있다는 게 부동산 브로커들의 전망이다.셀러마켓에서 바이어 마켓으로 돌아서며 하나의 매물에 많은 오퍼가 몰려 가격 프리미엄이 붙는 오버비딩 흐름도 사라지게 되고 연말이면 리스팅의 약 절반은 호가 대비 낮은 가격에 거래될 수 있다는 예상도 따라온다.

호가 보다 낮은 오퍼가 주를 이루게 되면 리스팅을 취소하는 매물의 비율은 지난해 4분기 기준 2% 수준에서 4~5% 선으로 두 배 정도 늘어날 수 있고 매물 거래에 필요한 중간 기간도 지역별로 2주에서 한달 정도 걸리던 것이 평균 2개월 정도로 늘어날 수 있다는 예상이 많다.

금융기관으로부터 모기지 대출을 위해 소요되는 시간도 기존 4~6주 정도에서 60일 또는 그 이상으로 연장될 것으로 내다봤다.

기존 주택 소유주가 거주 주택의 크기를 줄이는 다운사이징을 택하는 비율이 더 늘어나고 주택 판매를 위해 필수적이던 리노베이션 보다는 현 상태 그대로 판매하는 ‘As Is’ 비율이 증가하며 한 때 빠른 주택 구매를 위해 등한시되던 인스펙션은 훨씬 꼼꼼해질 것이라는 현장브로커들의 목소리는 귀담아 둬야한다.

최한승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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