룰라 브라질 대통령이 지난 8일 일요일 보우소나루 전 브라질 대통령 지지자들의 습격을 받은 플라날토궁을 걷고 있다,[AP] |
[헤럴드경제=이민경 기자] 룰라 브라질 대통령이 대통령궁 내부에 있던 전임 보우소나루 대통령의 지지자들이 지난 8일(이하 현지시간) 폭도들의 궁 침입을 도왔다고 지목했다.
12일 BBC에 따르면 룰라 대통령은 “플라날토궁(대통령궁)의 정문이 조금도 부서진 흔적이 없다. 이 말은 누군가 문을 열어주었다는 것”이라며 “궁 내부에 있는 보우소나로 측근들이 외부 세력과 공모했다고 확신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특히 군경찰이 많이 연루돼있다. 이들은 여전히 대통령궁 안에 무장한 채로 있다”고 강조했다.
룰라 대통령은 반란 미수 사건과 관련해 궁 내부 직원들에 대한 철저한 조사를 명했고, 이미 1500명의 관련자들이 구금돼 조사를 받고 있다.
이런 가운데 대선 대선 불복 시위자들의 폭동이 발생하기 하루 전 대통령궁 국가안보실(GSI)이 대통령궁 경비대대를 업무에서 철수시켰다는 보도가 나왔다.
현지 언론 이스타더웅은 국가안보실이 대통령궁 경호를 위해 배치됐던 군사사령부 소속 경비대대 부대원 36명을 지난 7일 철수시켰다고 12일 전했다.
대통령궁 경비대대는 수도 방위를 맡은 군사사령부(CMP)와 연계된 부대다. 일반 경호요원에 더해 ‘경비인력 파견 증원’ 형태로 근무한다.
서면으로 내려진 이번 철수 결정은 대선불복 시위대가 의회와 대법원을 비롯해 대통령궁을 쑥대밭으로 만들기 약 20시간 전에 이뤄진 것으로 나타났다. 서면 최종 결재권자는 알려지지 않았다.
이 때문에 지난 8일 오후 대규모 시위대가 대통령궁 등지에 몰려올 당시 현장에는 극히 제한된 경우에만 써야 하는 인명살상용 실탄 소총을 소지한 일반 경호요원만 있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룰라 대통령은 “지역 보안 관리들이 폭도를 제압하는데 무능했고 어쩌면 적극적인 개입을 했다”면서 “궁이 보우소나루 지지자와 군 관료들로 꽉 차있다. 나는 민간 공무원으로 이들을 교체하려 한다”고 밝혔다. 그는 “나를 쏠 지도 모르는 사람들이 내 사무실 문을 지키게 할 순 없는 노릇”이라며 경호에 대한 불신을 드러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