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기지 금리 하락세에도 불구하고 주택 거래 건수가 12년래 최저치까지 감소했다.
전미부동산중개인협회(NAR)는 20일 지난해 12월 미국의 기존주택 거래 건수가 직전월 대비 1.5% , 전년동기 대비 34% 감소한 402만채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이로써 미국의 기존주택 판매는 지난 2010년 11월 이후 최저치를 기록함과 동시에 11개월 연속 감소세를 이어가며 지난 1999년 이후 최장기 하락세를 유지했다.
2022년 누적 판매치는 503만로 2021년 대비 17.8% 줄었는데 이 역시 지난 2008년 이후 감소폭 기준 최대치다. 지역별(전년동기 대비 기준)로는 북동부가 28.8% 빠진 52만채를 기록한 것을 시작으로 중서부와 남부가 각각 30.3%와 33.1% 줄어든 101만채와 180만채를 나타냈다. 서부는 43.4% 감소한 69만채로 조사됐다.
미국의 기존주택 판매건수가 급감하고 있는 것은 연준의 반복적인 기준 금리 인상에 따라 미국의 모기지 금리도 20년래 최고수준까지 치솟았기 때문이다.
실제 미국의 30년 고정 모기지 금리는 지난해 10월 7%를 넘어 4분기 평균 7.08%를 기록했다. 11월 이후 하락세를 보이며 6%대로 한 해를 마감했지만 연초와 비교할 경우 여전히 2배 이상 높은 수치다.
거래 감소에도 불구하고 수요를 밑돈 공급으로 인해 12월 거래된 기존 주택의 중간 가격은 36만 6900달러로 전년동기 대비 2.3% 올랐다. 전년동기 대비 상승폭으로 는 2020년 5월 이후 최저치지만 가격만을 기준으로 하면 역대 12월 중 최고치에 해당한다.
NAR 측은 미국의 주택 가격이 팬데믹 이후 크게 오르면서 주택 소유주 당 중간가 기준 11만 4000달러에 달하는 자산 증가 효과를 가져왔다고 분석했다.
지역별 중간가격은 서부가 55만7000달러로 가장 높았지만 전년동기 대비 변화를 보이지 않았고 남부(33만7900달러)도 상승폭이 3.5%에 그쳤다. 중서부(26만2000달러)와 북동부(39만1400달러)도 상승폭이 각각 2.9%와 1.9%로 낮았다.
금리가 하락세로 돌아서자 생애 첫 주택 구매자의 비율은 11월 28%에서 31%로 늘었고 전액 현금 구매자의 비율 또한 직전월 26%에서 28%로 증가했다.차압 주택의 비율은 1%로 지난해 같은 기간과 같았다.
부동산 경제학자들은 “최근 모기지 금리가 6.15%로 지난해 9월 이후 최저치에 도달한 가운데 집값도 직전월 대비 계속 하락하고 있어 곧 전년동기 대비로도 마이너스로 돌아설 것”이라며 “여기에 미국 주택건축업체들의 경기 신뢰도를 나타내는 주택시장 지수가 1년만에 반등하며 모기지 신청 건수도 직전 주에 비해 28% 늘어난 것 등은 미 주택시장이 저점을 찍고 반등하는 신호로 해석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반면 주택 시장 회복세를 점치기에는 너무 이르다는 분석도 있다. 우선 금리와 더불어 가격 결정에 큰 영향을 미치는 재고물량은 여전히 부족하다. 12월의 주택 재고물량은 97만채로 1년전과 비교하면 10.2%가 늘었지만 여전히 2.9개월 수준으로 정상치의 절반 수준에 불과했다. 리스팅에 이름을 올린 후 판매까지 걸리는 시간은 26일로 2021년 12월의 19일 보다 오히려 1주일이 늘어났다.
이외에 NAHB(미주택건설협회)의 주택 시장 지수를 제외한 기타 수치도 아직은 반등하지 못하고 있다. 연방 상무부가 발표한 12월 신규주택 착공 허가 건수는 138만2000채(연중 조정치 적용)로 직전월 및 전년동기 대비 각각 1.4%와 21.8% 감소했고 신규 주택 허가(퍼밋)도 133만채(연중 조정치 적용)으로 11월 대비 1.6%, 2021년 12월 대비 29.9%나 줄었다. 최한승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