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엔솔 “테슬라에 배터리 공급 검토”…美 애리조나 공장 재추진 무게

LG 건설 현장. [LG에너지솔루션 제공]

[헤럴드경제=정찬수 기자] LG에너지솔루션이 미국 애리조나에 건설하기로 한 배터리 공장에서 생산하는 제품을 테슬라에 공급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LG에너지솔루션은 27일 실적 발표 콘퍼런스콜에서 “미국 애리조나 공장 생산 물량을 테슬라에 공급하는 것을 논의 중”이라며 “세부 계획이 확정되는 대로 발표하겠다”고 밝혔다.

LG에너지솔루션은 지난해 3월 애리조나주 퀸크리크에 1조7000억원을 투자해 원통형 배터리 신규 공장을 짓는다고 발표했다. 그러나 3개월 뒤 계획을 전면 재검토하기로 했다. 인플레이션 영향으로 애초 계획보다 더 많은 비용이 필요하다는 이유였다.

업계는 LG에너지솔루션이 테슬라에 배터리를 공급하는 방안을 논의 중이라고 밝힌 것과 관련해 애리조나 공장 건설의 재추진 가능성이 커졌다고 해석했다.

LG에너지솔루션은 현재 중국 공장에서 생산하는 원통형 배터리를 테슬라에 공급하고 있다. 이 제품들은 중국 내수용 전기차에 들어간다. 애리조나 공장에서 생산하는 배터리는 미국 현지에서 생산하는 테슬라 전기차에 공급될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의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에 적극적으로 대응할 수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LG에너지솔루션은 “북미 현지에 공급망을 구축할 경우 물가 상승에 따라 투자비나 인건비가 늘어날 수 있다”면서 “비용이 일부 증가하더라도 IRA에 따른 전기차 구매보조금을 받는 이점이 있다”고 분석했다.

글로벌 경기침체로 인한 수요 위축 우려에는 “유럽 내 전기차 수요가 줄어들 것이라는 우려가 있지만, 미국 현지 생산 배터리를 요구하는 고객사가 늘고 있어 상쇄가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LG에너지솔루션은 올해 연간 매출을 작년 대비 25∼30% 확대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이를 위해 올해 글로벌 생산능력을 300GWh(기가와트시)까지 끌어올릴 계획이다. 이는 고성능 순수 전기차 약 430만대를 생산할 수 있는 규모다. 투자 역시 지난해(6조3000억원)보다 50% 이상 늘리기로 했다. 지난해 말 이 회사 수주 잔고는 385조원이다.

한편 LG에너지솔루션은 이날 연결 기준 지난해 연간 매출과 영업이익이 각각 25조5986억원, 1조2137억원으로 역대 최대 실적을 올렸다고 공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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