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라진 줄 알았던 ‘매독’, 日서 폭증한다는데… 한국은?

[게티이미지뱅크]

[헤럴드경제=김성훈 기자] 일본에서 거의 사라지다시피 해 '유령병'이라고까지 불렸던 매독에 걸린 사람이 급증하고 있다.

20일 도쿄신문에 따르면, 일본 도쿄도(東京都) 내 매독 환자가 2012년 297명에서 지난해 3677명으로 12배 가량 급증해 역대 최다를 기록했다.

이 기간 남성은 263명에서 2291명으로 9배로 늘었고, 여성은 34명에서 1386명으로 40배로 급증했다.

지난해 기준 연령별 매독 환자를 보면 남성은 20∼40대가 77%, 여성은 20대가 69%를 각각 차지했다.

젊은층의 매독 환자 급증 원인에 대한 해석은 분분하다.

일각에서는 일본 내 외국인 관광객 수의 증가를 꼽는다. 일본 매독 감염자 수가 본격적으로 증가한 것은 2013년으로, 이는 아베 신조 2차 내각이 출범해 '관광 입국'을 추진한 시기와 겹친다.

데이트 애플리케이션(앱)의 보급을 지목하는 견해도 있다.

매독은 만성 성병으로 성관계 등을 통해 감염된다.

감염 후 1개월 정도 지나면 감염 부위에 발진 등이 생기지만, 3주 정도면 소멸한다. 그 사이에 매독균이 전신으로 퍼져 3개월 정도 지나면 손바닥과 발바닥에 발진이 생기고 이 역시 소멸한다.

수년 뒤 심장과 신경 등에 이상이 생겨 실명하거나 사망에 이를 수도 있다.

도쿄도 담당자는 "증상이 없어져도 자연치유는 되지 않아 방치하면 큰일 난다"며 약물 치료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도쿄도는 보건소에서 익명으로 무료 매독 검사를 받을 수 있도록 하고 있다. 다음 달부터는 도내 4곳에 검사 당일 결과를 알 수 있는 임시 검사장을 설치하고, 매독 감염 경험자의 인터뷰 동영상을 유튜브 등에 공개하기로 했다.

우리나라의 매독 환자수는 최근 10년간 큰 폭의 등락없이 매년 6000명 안팎으로 집계되고 있다. 보건의료빅데이터개방시스템에 따르면, 2021년 기준 6293명이었다. 일본보다 증가율은 낮지만, 인구수 대비 환자수는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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