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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이민경 기자] 미국인들이 생애 처음 주택 마련을 하기 위해선 그 어느 때보다 더 ‘부자’가 되어야 한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3일(현지시간) 블룸버그에 따르면 전국부동산업자협회는 지난해 과열된 주택가격이 냉각되기 시작했음에도 생애최초 매수자가 차지하는 비중은 26%로 사상 가장 적었다고 집계했다.
블룸버그는 올해 전통적인 봄 주택 구매 시즌이 다가오고 있지만 아메리칸 드림을 나타내는 마당 딸린 집에 대한 수요는 점점 더 희박해지고 있다고 전했다. 집값은 높아졌는데 이를 감당할 수요층은 더욱 희소해졌기 때문이다.
실제로 생애 첫 주택 구매자들의 일반적인 연소득 수준은 2019년 약 7만달러(약 9117만원)에서 2022년에 9만달러(1억1722만원)로 상향평준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금리 역시 떨어질 기미가 보이지 않고 있어 높은 차입비용이 주택 수요자들을 더욱 망설이게 만들고 있다. 2일 발표된 프레디맥(미연방주택금융저당회사) 자료에 따르면 30년 고정 모기지 평균 금리는 4주 연속 상승하여 6.65%에 달했다.
결국 미국 시민들이 살만한(affordable) 집의 가격은 저렴해야만 했다. 실제로 가장 싼 주택의 재고는 1월에 1년 전보다 1.5% 감소한 반면 가장 비싼 부동산의 재고는 37%나 급증했다.
생애 처음 주택 구매자의 중위연령도 치솟았다. 1981년 29세에서 2022년 36세로 급증했는데, 36세는 전미부동산업자협회가 갖고 있는 기록상 가장 ‘늙은’ 나이다.
질로의 수석 경제학자인 스카일러 올슨은 “주택 가격이 임금 상승을 훨씬 앞질렀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내 집 마련에 성공한 35세의 롭 스콧은 블룸버그와의 인터뷰에서 “20대 후반에 산 부모님과 비교해보면 뒤처진 느낌이 들었다. 하지만 지금 우리 주위를 둘러보면, 저희 부부도 궤도에 오른 것”이라고 말했다.
청년이 주택 구매를 온전히 자력으로 하기란 힘들고 부모의 금전적 도움이 절대적이라는 결과도 나왔다. 특히 코로나19를 거치면서 젊은층의 경제력이 타격을 입게 돼 이같은 흐름은 더욱 뚜렷해졌다.
올슨은 코로나19 팬데믹 이전에 첫 주택 소유자의 약 33%가 계약금의 적어도 일부를 가족 등의 도움 또는 대출에 의존했지만 2021년에는 이 비율이 약 40%로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프레디맥 자료에서도 55세 이상의 공동 대출자가 있는 젊은 성인 구매자의 수는 2021년 이후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