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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이민경 기자] 미국 실리콘밸리은행(SVB) 파산 후 폭락했던 은행주들이 하루 만에 반등했다. 당국이 모든 예금자를 보호하겠다 밝히면서 SVB파산 영향이 제한적일 것이란 기대가 커진데 따른 것으로 보인다.
14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증시에서 ‘제2의 SVB’로 우려됐던 퍼스트리퍼블릭은행 주식은 27%가량 올랐다. JP모건과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자금 지원으로 유동성을 풍부히 확보하고 있다고 발표한 것이 뱅크런을 막는데 주효했다.
이 외에 키코프와 자이언스 뱅코프 등 은행들도 각각 6%, 4% 이상 상승했다. 대형 은행 중에선 씨티그룹과 웰스파고가 각각 5%, 4% 넘게 올랐다.
바이든 행정부는 사실상 모든 예금자를 보호해주겠다고 약속해 공포 심리를 빠르게 가라앉혔다.
은행 경영진의 주식 매수도 반등의 동력이 됐다. 월트 베팅어 찰스슈왑 최고경영자(CEO)는 CNBC방송에 나와 회사 주식 5만주를 샀다고 밝혔다. 전날 12% 폭락했던 찰스슈왑 주가는 이날 9% 넘게 상승했다.
블룸버그통신은 팩웨스트은행, 메트로폴리탄은행 등 주요 은행 임원 100여명이 최근 며칠 사이 최소 1390만달러의 은행 주식을 사들였다고 보도했다.
자사 주식 9500주를 사들인 컬렌프로스트은행의 필립 그린 CEO의 결정에 대해 은행 측은 “은행에 대한 자신감이나 버팀목이 되겠단 신호”라고 설명했다.
다만 SVB사태가 완전히 사라진 것은 아니다.
국제신용평가기관 무디스는 미국의 전체 은행 시스템에 대한 등급 전망을 ‘안정적’에서 ‘부정적’으로 하향 조정했다.
무디스는 “SVB와 실버게이트은행, 시그니처은행에서 벌어진 예금 인출 사태와 이들의 파산에 따라 경영 환경이 급속도로 악화하고 있다는 점을 반영했다”며 “SVB처럼 기업 고객의 예금 보험 한도 초과 예금이 많고 보유 자산의 가치가 큰 폭 떨어진 다른 금융기관들은 여전히 위험한 상태”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