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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가주 소재 한인은행들의 자산이 경기 침체 위기에도 불구하고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LA 비즈니스저널(LBJ)이 3일 연방예금보험공사(FDIC)의 2022년 4분기 자료를 인용해 분석한 바에 따르면 남가주 소재 한인은행 5곳이 LA 카운티에 본점을 둔 은행 자산 규모 순위에서 톱 20에 포함됐다.
창립 후 처음으로 지난해 2분기 LA 카운티 소재 금융기관 자산 순위 5위권에 진입한 뱅크오브호프는 총 191억5900만달러의 자산을 기록해 전체 5위를 지켰다.
한인은행 중 자산 2위인 한미은행도 자산 73억4,800만달러로 7위에 랭크됐다.
PCB 뱅크는 자산 24억 2000만달러, 오픈뱅크는 20억 9400만달러 그리고 Cbb뱅크는 18억1200만달러로 나란히 14~16위를 차지했다.남가주 소재 6개 한인은행 중 US 메트로 뱅크는 오렌지카운티 가든 그로브 소재 은행으로 구분돼 조사에서 제외됐다.
한편 LA 카운티 최대 은행은 자산 965억500만달러의 시티 내셔널 뱅크였으며 한인은행들의 주 경쟁 상대인 중국계 은행들은 이스트웨스트 뱅크(640억8800만달러)가 2위, 캐세이 뱅크(219억7,400만달러)가 4위로 한인은행 대비 높은 순위를 기록했다.
이번 랭킹에서 주목할 점은 3위로 꼽힌 퍼시픽 웨스턴 은행이다. 퍼시픽 웨스턴 은행은 411억8,400만달러의 자산을 가진 중형 은행이지만 SVB 사태 이후 위기설이 커지고 있다. 퍼시픽웨스턴 은행은 최근 유동성 위기로 투자회사 아틀라스 SP파트너스로부터 자산을 담보 삼아 14억달러를 유통했을 뿐 아니라 예금도 올해 1분기에만 직전분기 대비 20%가 줄었고 모회사인 팩웨스트 뱅콥의 주가도 지난 한달 동안에만 무려 60%나 떨어졌다.
한인은행들의 자산이 꾸준히 증가한 것은 대출에서 좋은 성과를 거뒀기 때문이다.한인은행들은 부동산 대출과 기업대출(C&I)에서 좋은 모습을 보였다.
부동산 대출을 보면 뱅크오브호프가 103억달러(전체 대출의 67%)로 5위를 차지했다.한미은행은 45억 6194만달러로, 전체 대출 중 76%를 차지하고 있다. PCB의 부동산 대출은 18억2216만달러로 전체 대출의 88%에 달했다.오픈뱅크는 그 비중이 더 컸다.15억 9126만달러로 전체 대출의 92%나 된다.Cbb 뱅크도 13억8556만달러의 부동산 대출이 전체 대출의 91%를 차지했다.뱅크오브호프를 제외한 은행들의 부동산 대출 편중이 너무 높다는 것은 주의할 부분이다.
한인은행들이 수년 전부터 공을 들이고 있는 기업대출(C&I) 은행 순위에서는 나름대로 개선점이 나타나고 있다.
뱅크오브호프가 전체 대출의 30%에 달하는 46억9,273만달러를 기업대출로 채우며 3위에 올랐고 한미(13억2,972만달러, 전체 22%, 6위), PCB(1억8,880만달러, 전체 9%, 13위, 오픈뱅크 1억2,927만달러, 전체 8%, 14위) Cbb (1억2,389만달러, 전체 8%, 16위)에 각각 랭크됐다. 기업대출의 경우 순위 면에서 꾸준히 오르고 있지만 뱅크오브호프와 한미를 제외하면 아직 전체 대출 대비 점유율이 낮은 편이다.
한인은행 관계자들은 “상업용 부동산 대출의 위험성이 점점 더 커지는 만큼 인재 스카웃이나 잠재적 바이어 찾기에 노력을 기울이고 있지만 아직 주류 대형 은행들이나 기업대출 특화 은행에 비해 부족한 것은 사실”이라며 “단기적 변화보다는 장기적으로 성장 가능한 인프라를 갖추는데 노력하고 있다”고 답했다.
한편 한인은행들이 힘을 쓰지 못하고 있는 소비금융의 경우 여전히 제자리 걸음이다. 뱅크오브호프의 경우 순위면에서는 전체 4위지만 대출금액은 2,624만 달러에 불과했고 5위인 PCB 역시 2000만달러를 겨우 넘긴 수준이다. 이들 2개 은행을 제외한 Cbb( 620만달러, 10위), 한미( 540만달러,11위) 그리고 오픈뱅크 (210만달러, 14위)의 경우 전체 대출금은 물론 대출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낮았다.
기업대출의 성장세에 비해 소비자금융에서의 개선점이 나타나지 않는 이유는 여러 가지다.
우선 노력에 비해 수익성이 떨어진다. 한인은행 관계자들에 따르면 “소비자금융은 인력과 노력에 비해 수익성이 떨어진다. 단적으로 융자를 한 건 성공했다고 가정할 때 상업용부동산대출이나 SBA 등에 비해 수익이 낮다. 또 상대적으로 짧은 은행의 역사 탓에 박리다매로 이미 시장을 선점하고 있는 미 주류 대형은행들에 비해 경쟁력이 없다”라며 “소비자금융의 경우 한번 거래 대상을 트면 특별한 이유 없이는 바꿀 필요가 없어 고객 확보가 더욱 어렵다”고 설명했다.
현실적으로 소비자금융의 경우 앞으로도 구색 맞추기 이상의 성장은 힘들 것이라는 게 은행업계의 전망이다.최한승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