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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리콘밸리은행(SVB)과 시그니처은행 폐쇄 이후 미 금융권에 대한 위기설이 높아지는 가운데 오는 21일을 기점으로 남가주 소재 한인은행들의 실적 발표가 시작된다.
올해 1분기 실적 발표는 PCB뱅크가 스타트를 끊는다. PCB뱅크는 올초 주당 0.65달러의 순익이 기대됐지만 SVB사태 직후인 지난달 말 0.50~0.55달러 사이로 대폭 하향 조정된 데 이어 이달 초에는 전망치가 0.48~0.50달러까지 낮아졌다. 직전분기 0.58달러는 물론 전년동기 0.67달러 대비 27%나 하락했다.
한인은행 중 자산규모가 가장 큰 뱅크오브호프의 실적은 24일 발표된다.뱅크오브호프의 1분기 전망치는 0.35달러에서 0.39달러로 직전분기와 올 초 전망치였던 0.43달러, 그리고 전년동기 0.5달러 대비 감소할 전망이다.
지난 수년간 뱅크오브호프에 이어 실적을 발표하던 한미은행은 아직 일정이 나오지 않았지만 26~28일 사이가 유력한 것으로 알려진다.
한미은행도 순익 전망이 밝지 않다. 올초 0.77~0.78달러로 예상됐던 한미의 순익은 전년동기 (0.68달러)대비로는 증가할 전망이지만 직전분기(0.93달러)와 올 초 전망치(0.79달러)에는 미치지 못할 가능성이 높다.
오픈뱅크는 27일 실적을 공개한다. 월가에서는 오픈뱅크가 1분기 0.45~0.46달러의 순익을 올리며 올 초 예상치였던 0.52달러와 직전분기 0.51달러 그리고 전년동기 0.53달러를 하회할 것으로 내다봤다.
비상장 한인은행들인 Cbb뱅크와 US 메트로, 우리아메리카 그리고 신한 아메리카 등의 실적은 이달 말 연방예금보험공사(FDIC)에 보고하는 콜 리포트를 통해 공개될 예정이다.
1분기 실적과 관련해 주목할 점은 순익보다는 예금 변동폭과 주가 변화다.
상장돼 있는 한인은행의 한 임원은 “현재까지의 분석으로는 1분기 예금고에 SVB 사태 등과 관련된 변화는 없다. 한인은행의 주요 고객층은 SVB와 매우 달라 사실상 교집합이 없고 핵심(코어 디파짓)도 안정적으로 유지되고 있다”라고 전했다.
SVB와 시그너처뱅크 폐쇄 후 우려했던 블랙 먼데이(3월 13일)에도 예금 인출에 큰 변화가 없었고 지난달 말까지도 이런 흐름은 계속 됐다는 것이다.만약 예금이 줄었다고 해도 이는 더 높은 이자율을 보장하는 타 금융기관으로 고객이 넘어갔거나 물가 압박 등에 따른 생활비 용도를 위한 인출 때문일 것으로 분석된다. 예금 감소와 증가 모두 그 폭이 낮은 수준일 것이라는 게 한인은행 관계자들의 말이다. 이 분석이 정확하다면 지난해 4분기 현재 남가주 소재 한인 6개 은행의 예금고 283억5329만 달러는 큰 변화를 보이지 않을 것이라는 예상이다.
실적 발표 이후의 주가에도 관심이 모아진다.
4월 10일 현재 (오전 10시 기준)한인은행들의 주가 현황을 보면 뱅크오브호프 9.72달러 (3월 10일 11.56달러) , 한미 18,28달러 (21.45달러), PCB 13.53달러 (16.02달러), 오픈 8.71달러 (10.35달러)로 SVB사태가 터졌던 지난달 10일 이후 계속 하락세를 보이고 있는데 1분기 실적이 시장 예상치와 같거나 이를 더욱 하회할 경우 주가의 추가 하락은 불가피할 전망이다.
한편 한인은행 실적 발표에 앞서 공개되는 미 금융기관들의 실적도 주목해야 한다.
은행들의 실적이 예상을 밑돌아 대출 위기가 커질 경우 한인은행들도 직접적인 영향을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미 금융권 실적은 SVB와 시그니처은행에 이어 유동성 위기에 시달리고 있는 퍼스트리퍼블릭의유동성 위기에 몰렸던 퍼스트리퍼버블릭은행의 13일을 시작으로 JP모건, 씨티그룹, 웰스파고, 그리고 PNC파이낸셜이 14일에 그리고 뱅크오브아메리카, 모건스탠리 그리고 골드만삭스 등이 17~21일 실적 을 공개한다.
월가에서는 “지역은행 상장지수펀드(ETF)와 다우존스 미국은행지수 3월 들어 각각 30%와 21%이상 하락한 것은 은행의 전반적인 경기 전망이 어렵다는 뜻”이라며 “매출과 순익이 전년동기 대비 각각 9%와 3% 이상 늘었지만 은행 위기가 커진 분기 후반(3월)의 경우 손실이 커진 것을 반영하지 못하고 있어 2분기에는 감소폭이 더욱 커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최한승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