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 = 서병기 선임기자]MBC 탐사기획 ‘스트레이트’가 7일 저녁 8시 30분 시작하는 방송에서 ‘스포츠 학교 폭력’에 대해 집중 보도한다.
지난 1월, 초등학교 배구팀 선수 5학년 서준이는 훈련하다 갑자기 정신을 잃고 쓰러졌다. 진단 결과 부정맥과 무릎 관절염으로 운동 불가 상태였다. 정서적으로도 불안정했다. 의사가 물어보자 여러 차례 망설이다 코치 이야기를 꺼냈다. 훈련할 때 물도 못 먹게 하고, 공으로 때리고 욕설을 한다고 했다.
부모는 체육관 CCTV 훈련 영상을 확인했다. 코치는 훈련하다 아이가 엎어질 때마다 주먹으로 공을 때려 아이에게 강스파이크를 날렸다. 이런 장면은 훈련 내내 계속됐다. 아이를 벽에 쪼그리게 앉힌 다음 수차례 강스파이크를 날리기도 했다. 아이는 저항 없이 공을 맞았다. 이 배구팀은 이걸 ‘깡수비’라고 불렀다. 공을 향한 두려움을 없애는 훈련이라고 했다.
이 학교에선 2~3년 전에도 똑같은 일이 있었다. 피해자가 신고해 코치가 재판까지 받았다. 이번 CCTV 속 바로 그 코치였다. 이때 뿌리 뽑았다면 이번 피해는 막을 수 있지 않았을까? 하지만 코치는 무죄를 받았다. 당시엔 CCTV가 없었고, 피해 학생들이 적극적으로 피해 사실을 진술하지 않았다.
오히려 부모들은 코치를 두둔했다. 코치를 위해 탄원서까지 써줬다. 피해 학생을 악성 민원인 취급하기도 했다. 3년이 지난 지금 부모들도 비슷한 반응이다. CCTV에 학대 영상이 고스란히 찍혔지만, 대다수 부모들은 영상을 확인하려 하지 않는다. 성적 때문이다. 성적이 나온다면 때려도 좋다고 말하는 부모도 있다. 코치에게 찍히면 자식들 앞길이 막힐 수 있다는 두려움도 크다. 학교도 대수롭지 않게 생각한다. 학교 스포츠 현장에서 학생들 인권은 없었다.
‘스트레이트’가 이 사건에 주목한 이유는 스포츠 폭력의 구조적인 문제들이 곳곳에 숨어있기 때문이다. 성적 지상주의, 열악한 스포츠 인권 의식, 어렵게 신고해도 실제 징계까지 이어지는 사건은 많지 않다. 그러니 경각심도 떨어진다. 해외도 그럴까? ‘스트레이트’는 스포츠 학교 폭력의 실태와 구조적인 문제점, 해법까지 고민해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