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모 잃은 6살 아이, 상처 입었다”…미 주요언론 ‘총기 참변’ 한인가족 사연 보도

앨런 프리미엄 아웃렛 총기난사 현장 근처에 마련된 기념비.

[헤럴드경제=장연주 기자] 미국 텍사스주 댈러스 외곽 쇼핑몰에 갔다가 총격에 희생된 한인교포 가족의 안타까운 사연이 알려지면서, 미국의 주요 언론 매체들이 이를 잇달아 집중적으로 보도했다.

미 유력 일간 뉴욕타임스(NYT)는 9일(현지시간) 텍사스 총기 난사 사건 희생자들을 소개하면서 ‘부모를 잃고 6살 아이는 상처를 입었다’는 제목으로 한국계 조모(37)·강모(35)씨 가족의 사연을 비중 있게 다뤘다.

NYT는 이 가족이 사건 발생 장소인 아웃렛에서 14마일(22.5㎞) 떨어진 댈러스 북부 주택가에 살았다면서 이웃인 크리스티 김의 말을 전했다.

김씨는 조씨 부부의 생존한 큰 아들과 동갑인 아들이 있어서 2018년 이웃이 된 이후 같이 생일파티에 참석하는 등 자주 어울렸고, 교회도 같이 다녔다고 했다.

김씨는 “그들은 조용하고 내성적이어서 집에 있기 좋아했다”며 “하지만 그들은 매우 친절했다”고 전했다.

NYT는 또 조씨의 로펌 웹사이트에 “한국에서 태어나 댈러스에서 자란 이민자로서 ‘아메리칸드림’에 대한 깊은 자부심과 존경심, 감사의 마음을 가지고 있다”며 스페인어를 쓰는 이민자들을 대변하기 위해 스페인어를 배우고 있다고 쓴 내용도 소개했다.

이 매체는 댈러스 지역에 형성된 한인타운에도 주목하면서 “댈러스는 최근 비공식적으로 ‘코리아타운’으로 알려진 지역에 (한국어 포함) 두 언어가 병기된 거리 표지판을 공개했다”고 전했다.

또 2021년 텍사스 지역 월간지 ‘텍사스 먼슬리’(Texas Monthly)가 커버 스토리로 “아시아 이민자들이 (지역) 성장의 원동력”이라며 댈러스 북부 지역을 소개한 내용을 인용하면서 “댈러스는 텍사스주 내에서 한국계와 인도계 인구가 가장 많은 지역”이라고 설명했다.

CNN 방송도 이날 조씨 가족을 돕기 위한 모금 페이지가 ‘고펀드미’(GoFundMe) 사이트에 개설됐다는 소식과 함께 숨진 3세 아들의 어린이집 선생님이었던 트리니티 휘틀리의 인터뷰 내용을 전했다.

이 가족을 추모하기 위해 사건 현장인 아웃렛을 찾은 휘틀리는 CNN 계열 지역방송사 WFAA에 “그 아이는 코끼리를 좋아했고, 사랑스럽고 똑똑하고 아주 귀여웠다. 사실 그렇게 똑똑한 3살 아이는 이전까지 만나본 적이 없다”며 “그 순진무구한 아이는 아무것도 잘못한 것이 없다”고 안타까워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매일 그 아이를 그리워하고, 그 아이를 생각하지 않는 날이 없을 것”이라며 슬퍼했다.

CNN은 치과의사였던 강씨가 졸업한 치대의 학장 피터 루머 박사와의 인터뷰 내용도 전했다.

루머 박사는 “그는 매우 친절하고 환자들의 건강이 나아지도록 돕기 위해 항상 최선을 다했다”며 “우리는 그를 매우 그리워할 것이며, 가족과 친구들에게 위로의 마음을 전한다”고 말했다.

고펀드미 모금 페이지에 따르면, 이 가족은 지난 6일 큰 아들이 나흘 전 생일선물로 받은 옷을 다른 사이즈로 바꾸러 댈러스 외곽 앨런 쇼핑몰에 갔다가 무장 괴한의 총기 난사에 변을 당했다. 부부와 3세 아들이 숨졌고, 6세 큰 아들은 병원으로 옮겨져 수술을 받은 뒤 회복중이다.

댈러스 한인회는 이날 지역 한인문화센터 내에 이 가족을 기리기 위한 분향소를 설치했다. 분향소는 오는 13일까지 오전 11시∼오후 3시 운영된다.

Print Friendl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