팩웨스트 뱅코프 로고 [AFP] |
[헤럴드경제=손미정 기자]한때 파산설에 휩싸였던 미국 지역은행 팩웨스트 뱅코프의 예금이 지난주 9.5%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추가 뱅크런(대규모 예금 인출)이 확인되면서 미국의 은행 위기가 다시 고개를 들고 있다.
11일(현지시간) 현지 언론에 따르면 전날 팩웨스트는 5월 첫째주에 예금이 9.5% 감소한 사실을 공시했다. 올 1분기 전체로는 예금이 16.9% 줄었다.
팩웨스트는 회사 매각 등 전략적 옵션을 고려하고 있다는 블룸버그통신의 보도가 나간 직후인 4일과 5일에 예금 인출이 집중적으로 이뤄졌다면서 은행은 가용 유동성으로 대규모 인출에 대응했다고 설명했다.
예금 감소 발표가 나가자 주가는 곤두박질 쳤다. 이날 장중 29%까지 빠진 팩웨스트의 주가는 전장 대비 23% 하락 마감했다.
다른 중소은행 은행들의 주가도 동반 하락했다. 24개 지역은행 실적을 추적하는 KBW 나스닥 지역은행 지수가 2.4% 하락한 가운데, 시온스은행와 코메리카, 뱅크오브 하와이 등의 주가가 4%에서 많게는 10%까지 떨어졌다. 반면 JP모건체이스와 뱅크오브아메리카 등 대형 은행들의 주가는 변동이 없었다.
팩웨스트는 퍼스트리퍼블릭 은행 파산에 이어 다음 위기 은행으로 지목되고 있다. 은행 위기 여진이 여전하다는 위기감이 팽배하지만, 시장은 최악의 상황은 끝났다며 진화에 나서는 모습이다.
이날 애리조나주 지역은행 웨스턴얼라이언스는 총 예금이 지난 2일 이후 오히려 6억달러 증가했다고 밝혔고, 뉴욕 연방준비은행은 중소은행들이 연방준비제도의 공격적인 금리 인상과 은행 위기를 비교적 잘 견디고 있다는 연구 결과를 내놨다.
증권사 제프리스의 케이시 헤어 이사는 “(금융) 시스템에 대한 위협은 없다”면서 “웨스턴얼라이언스의 예금 증가와 뉴욕 연은의 연구가 이를 입증한다”고 말했다. 투자은행 키프 브루예트 앤드 우즈의 크리스토퍼 맥그리티 리서치 책임자도 “우리가 보고 있는 위험은 특정 기업의 특정 포트폴리오에 국한돼 있는 것”이라면서 은행 위기 확산 가능성에 선을 그었다.
한편 이날 미국 최대 은행인 JP모건체이스의 제이미 다이먼 최고경영자(CEO)는 “(위기의) 맨 끝에 가까워졌을 것으로 기대한다”며 은행 위기가 거의 끝나가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블룸버그TV와의 인터뷰에서 “지역 은행들이 상당히 강력하다”고 강조하며, 은행 위기를 끝내기 위해 관련 연방 기관들이 최선의 노력을 다할 것을 촉구했다. 또한 다이먼 CEO는 “더 많은 규제와 규정, 의무는 은행 사태를 악화할 것”이라며 과도한 규제에 대해서도 경계의 목소리를 높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