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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정 지역의 오피스 그리고 건설 대출이 매우 위험하다”
제이미 다이먼 JP모건 체이스 CEO가 최근 열린 애널리스트 컨퍼런스에서 한 발언이다.
데이먼 CEO의 발언은 특히 샌프란시스코와 LA 등 캘리포니아 대도시를 거론한 것으로 해석된다.
CBRE와 존스 랭 라셀 상업용 부동산 전문 브로커지의 최근 보고서를 보면 올해 1분기 현재 이들 두 도시의 오피스 부동산 공실률은 역대 최고 수준에 도달했다.
CBRE의 집계 결과 샌프란시스코 지역의 올해 1분기 오피스 공실률은 29.4%로 직전분기 27.6%에 비해 1.8%포인트 올랐고 코로나 팬데믹 이전 최고치였던 지난 2003년 당시의 19.1% 대비로는 10.3%포인트 증가했다. 공실률이 급증하며 공실률에 계약 만료 임박 매물을 보태 상업용 부동산의 향후 경기를 가늠하는 지수로 활용되는 가용성비율(availability rate)도 34.6%까지 치솟았다. 지역 상업용 브로커들은 올해 남은 기간 이 비율이 더욱 증가해 연말 40% 돌파도 가능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LA 역시 상황은 크게 다르지 않다. ‘존스 랭 라셀’의 집계를 보면 올해 1분기 현재 LA 카운티 오피스 부동산 시장의 공실률은 전년동기 20.8% 대비 3.3%포인트 오른 24.1%로 기록하고 있다.
LA카운티 지역별로 편차가 있지만 대다수 주요 지역에서 공실률이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역별로도 LA 오피스 시장의 중심지인 LA 다운타운(30.2%)와 LA 한인타운을 포함한 윌셔 센터의 공실률이 각각 30.2%와 32%로 전년동기 대비 2~3% 이상 늘었고 기타 지역은 이보다도 3~4% 이상 높은 수준이다. LA 전체로는 가용성비율이 36~37%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진다.
더 큰 문제는 이미 코로나 19팬데믹 확산 직후부터 다수의 오피스 빌딩이 아파트로 개조되는 등 용도변경을 했지만 공실률과 가용성비율이 더욱 높아지고 있다는 것이다.
상업용 부동산 전문 브러커지 소속 에이전트들은 LA나 샌프란시스코 오피스 시장의 가용성비율이 더욱 악화되는 이유에 대해 “실제 수요 감소에도 불구하고 렌트비가 오히려 오른 빌딩이 많다. 대다수의 건물주들이 은행 대출을 가지고 있어 렌트비 인하에 따른 수익감소를 감당할 수 없는 것이 현실”이라며 “1~2개월 무료 임대나 기타 인센티브를 제공하는 곳도 있지만 이것만으로는 세입자를 찾기 어렵다”라고 말했다.
더 큰 걱정은 지난 금융위기 이후의 경기침체나 닷컴 버블 붕괴 당시 오피스 시장 임대료가 각각 30%와 70% 정도 급락한 적이 있는데 이런 상황이 다시 한번 닥친다면 오피스 시장에서 차압 대란이 일어날 수 있으며 이 경우 가뜩이나 어려움을 겪고 있는 중소 은행에 더 큰 타격을 줄 수 있다는 데 있다.
최근 LA와 샌프란시스코에서 일부 오피스 임대 계약을 갱신하지 않기로 결정한 한 기업의 관계자는 “LA의 경우 렌트비를 오히려 지난해 보다 스퀘어피트 당 7~8센트 올려 달라고 말해 일찍 협상을 접었고 샌프란시스코의 경우는 렌트비를 최대 60센트까지 내려 주겠다고 했지만 그 정도로는 오피스를 유지할 인센티브가 되지 않는다고 판단했다”라며 “완전재택 근무나 하이브리드 비율을 다시 점검한 후 오피스 공간을 최대한 한 곳으로 합쳐 관리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오피스 시장의 위기가 높아지자 한인은행들도 추후 손실에 대한 계산에 바쁘다.
한인 상장은행 대출 부서의 관계자는 “일단 부동산 중 오피스 빌딩은 세부적으로 등급을 나눠 손실처리에 대비, 추가 여신 집행 중지 또는 재융자 등 대안을 준비하고 있다. 반면 큰 타격이 없는 산업용 등 기타 부동산 대출은 그대로 진행될 것”이라며 “기준 금리가 예상 보다 훨씬 더 많이(6~7%수준)오를 것에 대비해 대출 기준을 최대한 강화할 계획”이라고 했다.최한승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