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가 위기 막아라”…미 당국, 자산 1000억달러 이상 은행 규제 강화

지난 3월 독일 프랑크푸르트의 실리콘밸리은행 지점의 모습 [AP]

[헤럴드경제=손미정 기자] 미 규제당국이 지난 3월 실리콘밸리은행(SVB)으로 시작된 은행 연쇄 파산 사태의 재발 방지를 위해 자산 1000억달러(130조원)가 넘는 은행들을 상대로 더 엄격한 규제를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22일(현지시간) 로이터는 연방예금보험공사(FDIC)와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수장의 발언을 인용해 당국이 은행에 대한 규제 강화를 고려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마틴 그룬버그 FDIC 의장은 이날 한 연설에서 올봄 은행 부문 혼란으로 볼 때 이런 규모의 회사가 금융시스템에 리스크를 초래해 더 엄격한 감독을 받아야 한다는 점을 보여줬다고 말했다.

올 초 중소은행들이 연쇄적으로 파산했을 당시 일각에서는 의회가 2018년 더 엄격한 스트레스 테스트를 받는 은행의 자산 규모 기준을 500억달러 이상에서 2500억 달러 이상으로 완화한 게 문제라는 지적이 나온 바 있다. 실제 SVB의 자산 규모는 2017년 말 기준 512억달러로, 규제 완화 덕에 엄격한 규제를 피해왔다.

그룬버그 의장은 이날 경험으로 답을 얻을 수 있다며 “이러한 규모의 은행이 금융 안정성에 위험을 줄 수 있다는 교훈을 얻었다”라고 말했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도 이날 의회에서 국제적인 은행 표준을 이행하기 위한 제안과 관련해, 몇몇 규정은 약 1000억달러 규모의 은행들에 적용될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연준과 유럽중앙은행(ECB)이 새로운 고금리 시대를 맞아 자체 지급준비금을 90%까지 줄일 수 있다는 내용의 보고서도 나왔다. 지난 10년간 은행들에 돈을 쏟아부었으나 현재로서는 높은 인플레이션과 고금리로 인해 추가 유동성이 불필요할 것이란 전망이다.

보고서에 따르면 연준은 총 지급준비금을 현재 6조달러에서 6000억~3조3000억달러 수준으로 줄일 수 있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ECB도 지급준비금을 4조1000억유로(4조5100억달러)에서 5210억유로 수준으로 감축할 수 있다.

이 보고서는 다음 주 포르투갈에서 열리는 ECB 연례 회동에서 중앙은행장들에게 전달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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