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A시가 추진하고 있는 ‘LA 야생 조례안(Los Angeles Wildlife Ordinance)’은 LA 101번과 405번 프리웨이 사이에 위치한 벨에어와 할리우드 힐스 그리고 스튜디오 시티 등 36스퀘어마일 지역의 주택 개발을 신축이건 재개발이건 모두 제한하는 것으로 올해 연말 시의회의 투표를 거쳐 도입 여부가 결정될 예정이다.

이 조례안은 45피트(4층 높이) 이상 건물 개발을 제한하는 것을 시작으로 건축시 건물의 각도 및 야생 동물을 위한 펜스와 창문 설치 규정도 준수해야 한다. 또 대지 전체 면적의 50%이상을 실생활 공간으로 활용하거나 특정 면적 이상을 지하실로 확보할 수 없게 되며 이들 지역 내에 야생 동물이 활보하는 것도 허용된다.

건설업체에서는 이 조례안이 적용되면 1만스퀘어피트의 부지를 사더라도 실제 개발 가능한 공간은 2000스퀘어피트 정도일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LA시와 환경 보호 단체 관계자들은 “조례안에 포함된 지역의 대부분이 최근 주택 붕괴 사태가 발생한 롤링힐스처럼 산비탈을 포함하고 있다”라며 “이들 지역의 개발을 제한하면 자연 재해를 방지할 수 있을 뿐 아니라 야생 동물까지 보호할 수 있다”라고 강조하고 있다.

하지만 부동산 업계에서는 이번 정책이 LA시의 인구 밀집과 주택 부족 사태, 미래의 부동산(자산) 가치 그리고 부동산 관련 업자의 권리 등은 전혀 고려하지 않았다고 지적한다. LA 시의회가 야생동물 및 환경 보호라는 허울을 쓰고 시의원들의 재선 가능성에만 집중하고 있다는 비난도 곁들이고 있다.

부동산업계는 맨션세로 가뜩이나 고가 주택 거래 시장이 메말랐는데 각종 규제를 더하면 이들 지역의 부동산 시장은 괴멸하게 될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인다. 맨션세가 그랬듯 이번 조치는 부동산 거래 감소와 시의 세수 감소로 이어질 수 밖에 없다는 지적도 있다. 101과 405프리웨이 사이 공간에만 적용되지만 향후 405프리웨이 서쪽 지역까지 조례안에 포함될 경우 사실상 LA럭셔리 주택 시장 전체의 개발이 제한된다는 것도 경계하고 있다.

럭셔리 부동산 개발 업체들은 각종 제한 조치는 투자 업체의 수익감소로 이어지고 결국 세금을 낼 수 없게 된다는 악순환을 내세우며 LA시가 이번 조치로 얻을 수 있는 실익이 과연 무엇일지 의문이라고 반발하고 있다.최한승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