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서 나름 규모 있는 중소기업을 운영하고 있는 한인 Y씨, “야 내 사업하며 돈도 잘 버는데 얼마나 좋냐”는 친구의 말에 속이 타 들어간다.
물론 매월 벌어가는 돈만 비교해 보면 그럴 수도 있겠으나 그 돈을 벌기 위해 들이는 노력과 시간은 가족들도 알아주지 않는다.
시간과 노력이야 그렇다고 치지만 Y씨의 진짜 고민은 따로 있다. 바로 자금 조달 방법이다.
지난해까지는 주요 거래 은행을 통해서 대부분을 자금을 유통할 수 있었는데 올 들어 경기 침체 우려에 금리 폭등 그리고 대출 기준 강화 등이 겹치면서 크레딧 카드에 대한 의존도가 점차 높아지고 있다.
대출이 나오지 않으니 돈 나올 곳은 크레딧 카드 뿐인 탓이다.
다행히도 장사는 계속 잘 돼 매달 페이먼트를 제 때 납부하고 있지만 또 다른 문제는 이자율이다.
이자가 오르니 당연히 자금 유통과 상환에 부담이 커지고 적극적인 투자가 어려워 진 것이다.
Y 씨는 “일단 대출 여건이 나아져야 하겠지만, 계속 크레딧 카드를 쓸 수 밖에 없다면 이자율이라도 어떻게 좀 낮추면 좋겠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크레딧 카드로 고민하는 것은 비단 Y씨만의 문제가 아니다.
다른 중소기업들의 사정도 크게 다르지 않다.
회계 소프트웨어사 인투이트의 보고서에 따르면 지나 1년간 크레딧 카드를 주요 자금 조달 수단으로 사용하는 비율은 무려 30%에 달하고 있으며 이로 인해 중소기업의 매월 신용카드 사용 비율도 팬데믹 이전 대비 20%나 높아졌다.
대기업의 경우 어떻게는 은행을 통한 자금 충원이 되는 반면 기업의 규모가 작을 수록 돈을 유통할 방법이 한정적이라는 이야기다.
미 중소기업연합회(NFIB)의 조사 경기 중소기업 경영주의 24%나 날로 높아지는 크레딧 카드 이자율을 문제로 꼽았다. 45%가 답한 비용상승과 13%인 저가 업체와의 경쟁, 12%를 차지한 수요감소와 더불어 큰 고민거리로 떠오른 것이다.
경제학자들도 인플레이션과 금리의 상관관계가 중소기업에게 어려움을 주고 있다고 설명한다.
연준이 인플레이션 억제를 위해 총 11차례에 걸쳐 제로 금리를 5.25~5.50%올 올린 결과인플레이션은 3%선까지 끌어내렸다. 여전히 목표치인 2%에는 미치지 못하지만 소기의 성과는 달성하고 있는 셈이다.
하지만 기준금리 인상으로 대출금리가 오르고, 이에 따라 Y씨와 같은 사업주들이 지출에 제한을 가지게 되면서 경기는 둔화되고 있다.
크레딧 카드 이자율이 계속 올라 자금 유통이 더 어려워 질 경우 대안이 있냐는 질문에 Y씨는 “전혀 없다. 그 때는 사업을 접는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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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한승·취재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