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 유성을-용인정…민주당 ‘무주공산’ 경쟁 구도는?[이런정치]

이상민 더불어민주당 의원(오른쪽)이 지난달 23일 국회에서 열린 외교통일위원회 전체회의 도중 회의장을 떠나고 있다. [연합]

[헤럴드경제=안대용 기자] 더불어민주당 현역 의원 가운데 내년 22대 총선 불출마 또는 탈당을 선언한 지역구에선 차기 후보군이 텃밭을 다지고 있다. 현역 의원이 자신의 ‘현역 프리미엄’을 내려놓거나 당을 떠나면서 ‘무주공산’이 된 지역구 출마를 노리는 셈이지만 최종 후보가 되기 위한 당내 경쟁 자체는 불가피해 보인다.

5일 지역 정가에 따르면 민주당 탈당을 선언한 이상민 의원의 지역구 대전 유성구을에서는 허태정 전 대전시장, 이경 상근 부대변인이 내년 4월 총선 출마를 준비 중이다.

이 의원의 경우 불출마를 선언한 게 아니라 “이재명 대표 체제 이후 오히려 나아지기는커녕 ‘이재명사당’으로 변질됐다”고 비판하면서 탈당을 한 터라 당적을 바꾸거나 무소속으로 출마할 것으로 보인다. 이 의원은 국민의힘 입당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고 있다고 밝힌 상태다. 때문에 유성구을에서 민주당 후보로 출마하게 되면 ‘본선’에서 지역 터줏대감인 이 의원과 맞붙을 가능성이 높다.

이탄희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지난달 10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헤럴드경제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이상섭 기자

지난주 긴급 기자회견을 통해 연동형 비례대표제 사수를 위해 자신의 지역구에 불출마 하겠다고 선언한 이탄희 의원의 지역구 경기 용인시정도 무주공산이 됐다. 다만 아직까지는 지역 정가에서 이렇다 할 후보군이 구체적으로 거론되진 않는 상황이다.

민주당의 한 의원실 관계자는 “용인정 같은 경우는 누가 출마하겠다고 딱히 알려진 게 없던 상황으로 안다”고 말했다. 초선이지만 이 의원이 대중적 인지도가 있는데다, 지역구 불출마를 전격적으로 발표해 현재로선 물밑에서 선뜻 도전 의사를 밝히기 부담스러운 분위기가 남아 있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내년 4월 치러질 22대 총선을 1년 앞두고 지난 4월 불출마를 선언한 오영환 의원 지역구 경기 의정부시갑에는 이미 여러 주자들이 뛰고 있다.

이 지역구는 문희상 전 국회의장의 텃밭이었던 곳이다. 문 전 의장은 민주당 소속으로 의정부에서 6선을 했는데, 의정부시 선거구가 갑과 을로 나뉜 17대부터 20대까지 의정부시갑 지역구에서 내리 당선됐다. 문 전 의장의 아들 문석균 전 의정부시갑 상임부원장이 내년 총선에 나서기 위해 준비 중이다. 문 전 상임부위원장은 지난 2020년 총선에서 오 의원 공천에 반발해 무소속으로 출마했다가 낙선했다. 또 지역 정가에서는 최경자 전 경기도의원, 장수봉 전 의정부시의원이 출마를 준비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4선인 우상호 의원이 불출마하기로 하면서 서울 서대문갑도 비게 됐다. 서대문갑은 현재까지 민주당 내 유일한 서울 지역 현역 의원 불출마 지역구다. 연세의료원 노동조합 위원장을 지냈던 비례대표 이수진 의원이 일찌감치 사무실을 내고 내년 총선을 위해 지역을 다지고 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경기도지사 시절 경기도 대변인을 지낸 기자 출신 김홍국 전 교통방송(TBS) 보도국장도 출사표를 던졌다.

21대 국회 전반기 국회의장을 지낸 6선의 박병석 의원이 불출마하는 대전 서구갑은 정치 신인들이 대거 뛰어들 채비에 나선 상황이다. 지역 정가에 따르면 장종태 전 서구청장, 이영선 민주당 대전시당 법률지원단장, 이용수 전 국회의장 정책수석, 유지곤 민주당 보건의료특별위원회 부위원장, 안필용 허태정 전 대전시장 비서실장, 이지혜 장철민 의원 보좌관이 내년 총선에서 서구갑 출마를 준비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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