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린스턴대와 미 인구조사국 경제연구센터 연구결과
[로이터] |
[헤럴드경제=손미정 기자] 감당할 수 없는 임대료가 조기 사망과 관련이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최근 CNBC는 프린스턴대와 미 인구조사국 경제연구센터의 연구를 바탕으로 주거비 부담을 많이 느끼는 세입자들이 더 빨리 사망할 위험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고 전했다.
연구진은 지난 2000년부터 세입자들을 추적할 수 있는 데이터 세트를 구축하고, 수백만건의 기록을 분석해 사람들의 임대료 부담 및 퇴거와 사망률 사이의 연관성에 대해 조사했다.
그 결과 2000년을 기준으로 소득의 50%를 집세로 지불한 이들이 향후 20년간 사망할 확률은 소득의 30%를 집세로 내는 이들보다 9% 더 높았다. 또한 집세가 소득의 70%를 차지하는 이들이 사망할 확률은 집세 부담이 소득의 30%인 이들에 비해 12%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임대인으로부터의 퇴거 위협 역시 사망률과 연관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에 따르면 퇴거 위협을 받는 것 자체만으로도 사망률이 19% 늘어나는 결과로 이어졌고, 퇴거 판결을 받은 이들의 경우 사망 위험이 40%나 증가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번 조사 결과는 최근 많은 미국인들이 가파른 인플레이션과 금리 상승, 그리고 주택 공급 부족으로 인해 높은 임대료 부담에 시달리고 있는 가운데 나온 것이다. CNBC는 “임대료 상승이 임금 상승을 훨씬 앞지른 상황”이라면서 “오늘날 미국인들의 대부분은 최소 소득의 30%를 주거비로 지불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 연구를 이끈 필 그레츠 프린스턴대 연구원은 “우리는 (임대) 비용과 사망 위험 사이의 관계가 높다는 것을 확인하고 놀랐다”면서 “얼마나 많은 이들이 상승하는 임대료에 영향을 받고 있는지 고려할 때, 이 것은 큰 문제”라고 밝혔다.
또한 그는 임대료 상승으로 인해 가정의 건강과 직결되는 각종 식품, 필수품의 지출이 줄어드는 것이 사망률 증가와 연관이 있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레츠 연구원은 “소득의 30%에서 50%를 임대료에 할애하는 유자녀 가구는 임대료 부담이 없는 가구에 비해 의료비는 57%, 식료품비는 17% 적게 지출하고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