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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상업용 부동산 시장의 공실률이 급증하면서 수 백개에 달하는 미 중소은행의 파산 위험이 높아지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블룸버그 통신은 최근 미 경제연구소의 보고서를 인용해 미국 상업용 부동산의 가치가 급락하면서 적게는 수십 개 많게는 300여개 중소 은행이 파산위험에 처할 수 있다고 전했다.
미 경제연구소의 보고서에 따르면 현재 미 상업용 부동산 대출의 14%는 부실 상태로 특히 재택 근무 확산에 따라 가장 큰 피해를 입은 오피스 빌딩 대출의 경우 부실률이 무려 44%에 달한다.
이는 곧 3분기 현재 미 은행이 보유한 상업용 부동산 대출 2조 7000억달러 중 약 3780억달러 가량이 부실 위험이라는 것을 뜻한다.
은행의 부실 위험이 높아진 것은 연준의 급격한 기준 금리 인상 이후 상업용 부동산의 가치가 폭락했기 때문이다.
부동산 정보업체 그린리스트에 따르면 2022년 1분기 이후 상업용 부동산의 전체 가치는 22% 하락했고 오피스 빌딩의 가격은 35%나 떨어졌다.
만약 상업용 부동산 대출의 10%가 부실 처리되면 은행의 손실은 800억달러가 늘어나고 20%가 부실화되면 1600억달러가 상각된다.
아직 상업용 부동산과 아파트의 연체율이 0.85%로 1%를 넘기지 않고 있지만 전년동기 0.45%와 비교하면 1년 사이 무려 2배 가량 높아졌다.
담보대출 연체 비율도 6%로, 팬데믹 이전 1%에 비해 5%포인트나 높아진 상황이다.
상업용 부동산 전문가들은 기업들의 직장 복귀 독촉에도 불구하고 내년도 상업용 부동산의 대출 부실 위험은 더욱 높아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부동산 정보 업체 코스타는 지난달 오피스 시장의 공실률은 13.6%선으로 코로나 이전 9.4%대비 4.2%포인트나 높아졌는데 내년에는 이 비율이 15.7%, 2026년에는 17%를 넘길 것으로 전망했다.
사무실 공실률이 계속 오르는 이유에 대해 코스타는 “대다수의 오피스 임대 계약이 코로나 이전 시점에 체결됐는데 이 계약이 만료되면 임대 자체를 해지 하거나 임대 공간을 줄이게 될 것”이라며 “이 경우 공실은 더욱 높아질 수 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오피스 공실률 하락을 위해 필수적인 출근 비율도 증가할 가능성이 낮은 것으로 평가된다. 현재 재택과 출근을 혼합하는 하이브리드를 택한 기업의 비율은 62%선으로 올 초 51% 보다 오히려 11%포인트나 증가했다. 출근율 역시 60~65%로 최대치에 도달했다는 분석이다.
이와 같이 상업용 부동산의 위기가 계속되면 건물주들은 손실을 최대한 줄이기 위해 헐값으로 처분할 수 밖에 없다는 것이다. 임대료가 줄어든 상황에서 금리까지 코로나 이전 대비 2재 가량 높아지니 재융자가 불가한 탓이다. 최한승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