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뉴욕 월스트리트 표지판. [사진=로이터] |
[헤럴드경제=김현경 기자]새해를 맞아 미국 월가에 낙관론이 확산하고 있다. 지난해 선전한 증시가 올해도 상승세를 이어갈 것이란 장밋빛 전망이다.
1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글로벌 투자은행(IB) 골드만삭스는 올해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 목표치로 5100을 제시했다. 지난해 말보다 약 7% 상승을 이어간다는 관측이다.
금융정보업체 팩트셋에 따르면 월가 애널리스트들은 S&P 500 기업들의 이익이 올해 11.6%, 내년 12.5% 성장할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지난해 증시 상승을 견인한 대형 기술주 7개 종목인 ‘매그니피센트7(M7)’의 올해 주가상승률 전망치 평균은 11%에 달한다. 엔비디아의 경우 34% 상승할 것으로 예상됐다.
이같은 월가의 낙관은 지난해 증시 상승과 올해 기준금리 인하 전망에 기인한다.
지난해 초만 하더라도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고금리 정책에 따른 불황 가능성으로 미 경제에 대한 비관론이 우세했지만 실제 경제는 예상보다 호조를 보였고, 금융시장도 반대 방향으로 움직였다.
S&P 500은 지난해 마지막 거래일인 12월 29일 4769.83를 기록하며 지난해 초 대비 24% 상승했다.
시장금리의 벤치마크인 미 국채 10년물 금리는 3.860%로 연초와 비슷한 수준으로 마쳤다. 지난해 10월 최고치인 5.021%까지 치솟은 데 비해 시장이 빠르게 안정을 되찾은 모습이다.
아울러 시장은 연준이 올해 기준금리를 낮출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뱅크오브아메리카(BoA)가 지난달 펀드매니저들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응답자의 90% 이상은 연준이 더 이상 금리를 올리지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또한 응답자의 60% 이상은 1년 안에 미 국채 금리가 더 낮아질 것으로 예상했다. 이는 BoA가 해당 조사를 시작한 이래 가장 높은 응답 비율이다.
데이비드 코스틴 골드만삭스 미국 주식 수석전략가는 “고금리 장기화(higher for longer) 시대가 끝나고 저금리 단기화(lower and sooner) 시대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다만 일각에선 이러한 낙관론을 경계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인플레이션 등 경제 상황의 변화에 따라 연준이 신속하게 금리 인하에 나서지 않을 가능성이 있고, 금리 인하에 대한 시장의 기대가 과도하다는 지적이다.
연준은 지난달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 직후 발표한 전망에서 올해 3차례 금리 인하 가능성을 시사했다.
그러나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시장은 6~7차례의 금리 인하를 기대하고 있다. 시장의 기대가 충족되지 않을 경우 투자심리가 위축될 가능성도 있는 셈이다.
JP모건은 올해 S&P 500 목표치를 지난해 말보다 약 10% 하락한 4200으로 제시하기도 했다.
투자은행 레이먼드 제임스의 매트 오턴 수석전략가는 “실제 연준의 입장보다 시장이 앞서가는 데에는 여전히 리스크가 있다”면서도 “그러나 변동성은 기회를 제공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