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달러 지폐들. [로이터] |
[헤럴드경제=김영철 기자] 달러화가 새해 첫날 열린 글로벌 외환시장에서 지난해 3월 이후 가장 큰 폭의 상승세를 보였다.
2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이날 블룸버그 달러 현물 지수는 미국 국채와 주식시장 하락에 따라 0.7% 이상 상승 마감했다. 지난해 3월 미국 지방은행들의 자금난으로 혼란이 발생한 이후 가장 큰 하루 상승 폭이다.
달러화는 블룸버그가 추적하는 31개 주요 통화 대비로도 크게 상승했다. 선진국 통화 중에 노르웨이 크로네, 스웨덴 크로나, 뉴질랜드 달러가 가장 약세였다. 지난해 트레이더들이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올해 기준금리를 빠르게, 여러 번 내릴 것이라는데 베팅하면서 달러화 가치가 많이 내려갔지만, 앞으로 기준금리가 어떻게 움직일지 다시 생각하는 모습이다.
지난해에 달러는 2.7% 하락했다. 이는 2020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이 전 세계를 강타한 이후 가장 큰 하락 폭이다.
제프리스의 외환 부문 글로벌 책임자 브래드 벡텔은 “기준금리 전망이 어디로 갈지 아직 모른다”면서 “향후 며칠간 상황이 어떻게 전개될지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연준은 오는 3일 지난해 12월 연준 회의록 내용을 공개한다. 이 회의에서 연준 위원들이 기준금리 정책에 대해 어떤 의견을 개진했는지 자세한 내용을 확인할 수 있다. 이번 주 후반에는 여러 노동시장 지표가 나온다.
국제유가는 물류 요충지 홍해의 분쟁 격화 우려가 수그러들면서 하락했다.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는 주식 시장 약세가 원자재 가격까지 끌어내리면서 3달러 이상 등락을 거듭하다가 전날보다 1.27달러(1.77%) 하락한 배럴당 70.38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휴가철 이후 거래량이 적어 작은 요인에도 가격이 많이 흔들렸다.
이란이 최근 주목받고 있는 홍해에 구축함을 배치한 후 유가는 장 초반 상승세를 보였다. 이에 대해 데니스 키슬러 BOK 파이낸셜 수석 부사장은 “이란이 전함을 홍해로 이동시킨 것은 무력을 쓴다기보다는 위협의 성격이 강하지만, 원유 거래 불안감은 지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시장은 세계 최대 원유 수입국인 중국의 원유 수입 전망도 주시하고 있다. 민간 정유사와 트레이더들이 지난해 한 해 동안 받은 것과 거의 같은 수준의 원유 구매 요청을 받으면서 중국의 원유 수입이 늘어날 수 있다고 전망이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