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일(현지시간) 시민들이 뉴욕증권거래소(NYSE) 앞을 지나고 있다. [AP] |
[헤럴드경제=김영철 기자] 미국 뉴욕시장에서 주식과 채권이 20여년 만에 최대치로 하락한 채로 새해 첫 거래일을 마감했다.
2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은 주식과 채권의 대표적인 상장지수펀드(ETF)들이 이날 큰 폭으로 하락했다고 보도했다. 스탠더드앤드푸어(S&P)500 지수를 추종하는 ETF(SPDR S&P 500 ETF trust)와 20년물 이상 국채에 투자하는 ETF(iShares 20+ Year Treasury Bond ETF)는 이날 각각 0.6% 하락했다. 국채 ETF가 2002년 출시된 점을 고려했을 때, 두 ETF 모두 최소 20여년 사이 가장 큰 폭의 하락이기도 하다.
새해 첫날 하루의 결과이기는 하지만 주식과 채권값의 큰 폭 동시 하락은 투자자들에게는 지난해 4분기 주식과 장기 국채의 10% 이상 상승세를 뒤쫓기에는 다소 부담을 줄 것이라고 블룸버그통신은전했다.
지난해 상승을 이끈 주요 기술주들에 매도가 집중되면서, 나스닥 지수는 1.6% 떨어졌다. 특히 애플의 경우 바클리(Barclays)가 아이폰 수요 약화를 이유로 투자 의견을 ‘중립’(neutral)에서 ‘비중 축소’(underweight)로 하향했다는 소식에 3.6% 급락했다. 이는 최근 7주 사이 최저치다.
나스닥 100 지수는 1.7% 내려 2001년 닷컴 붕괴 이후 3번째의 새해 첫 거래일 큰 폭 하락을 기록했다.
이 같은 하락세에 블룸버그는 주요 기술주들로부터 돈이 빠져나와 지난해 상승에서 소외돼 주가가 저렴해 보이는 주식들로 옮겨갈 수 있다는 징후도 나왔다고 전했다.
국채의 경우 기업들의 과도한 발행 계획이 부담을 주었고, 트레이더들이 올해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큰 폭 금리인하에 대한 베팅을 축소한 것에 영향을 받았다. 이는 다음날인 3일 예정된 12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의사록 발표를 앞두고 금리 인하에 대한 시장의 기대가 과도하다는 우려가 반영됐고, 이는 대형 기술주들에도 영향을 준 것으로 풀이된다.
국채 가격과 반대로 움직이는 국채금리의 경우 10년물은 한때 최근 2주 사이 최고치인 4.0%를 넘었다가 결국 6bp가량 오른 3.94% 부근까지 올랐다. 2년물도 9bp가량 올라 4.34% 수준이 됐다.
뱅크오브아메리카(BofA)는 최근 보고서에서 지난해의 경우 특정 기술주 집단의 상승 주도에 따른 리스크가 많이 언급됐다며 “(7개 빅테크를 포함한) 메가캡 기술주의 1월 급락(rout)은 이제 컨센서스”라고 썼다.
반면 6개 주요국 통화에 대한 미국 통화를 측정하는 달러지수는 0.83% 상승해 지난해 10월 이후 가장 큰 일일 상승률을 기록했다. 유로화 가치는 0.91% 하락해 유로당 1.0943달러를, 일본 엔화도 0.77% 내려 달러당 141.95엔을 각각 기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