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방문 일정 중 흉기로 습격 당한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2일 서울 종로구 서울대병원으로 이송되는 모습. [연합] |
[헤럴드경제=안대용 기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피습으로 수술을 받으면서 분열 일로로 가던 ‘야권 재편 시계’도 일단 멈췄다. 이낙연 전 대표의 신당 창당 선언 및 당 혁신을 주장하는 비명계(비이재명계) 의원 모임 ‘원칙과상식’의 향후 행보 ‘결단’은 당분간 연기가 불가피할 전망이다. 민주당 지도부도 당장 당무를 할 수 없는 이 대표 공백 상황에서 총선 대비 관련 주요 결정들을 일단 미룰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친명계 중진 정성호 민주당 의원은 3일 오전 SBS 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에 출연해 ‘이 대표가 언제쯤 복귀할 것으로 예상하는지’ 묻는 사회자 질문에 “아직은 모르겠다”며 “의료진 내에서도 특별히 다른 말씀이 없었기 때문에 중환자실에 회복 중이다라는 것 외에 현재까지 나온 것은 없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전날 오후 서울대병원에서 약 2시간 가량 혈전 제거를 포함한 혈관 제거술 등 수술을 받고서 중환자실로 옮겨졌다.
민주당은 이날 최고위원회에 이어 비상 의원총회도 비공개로 열었다. 전날 이 대표 피습과 관련해 향후 대책 등을 논의하기 위한 자리다. 박성준 민주당 대변인은 의총에 앞서 이날 오전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이런 상황이기 때문에 비상 의총을 하는 건 당연한 것”이라며 이 대표 상태와 관련해 공유하면서 앞으로 대응 방안에 대한 의견을 나누기 위한 비상 의총이라고 설명했다.
전날 부산 현장 방문 일정에서 이 대표가 예기치 못한 공격을 받은 뒤 급하게 서울로 이송돼 수술을 받은 상황이어서, 이 대표를 정점으로 한 지도부 일정을 비롯해 주요 사안들에 대한 판단도 연기될 수밖에 없게 됐다. 당장 이날 예정된 윤석열 대통령과의 신년인사회도 불참 검토 여부와 무관하게 이 대표가 피습으로 부상당하면서 불참하게 됐다.
당초 오는 5일로 계획됐던 6차 인재영입식도 미뤄질 전망이다. 지난주 임혁백 고려대 명예교수를 공천관리위원장으로 선임한 후 공관위원을 구성해 본격적으로 띄우려던 공관위 정식 출범도 밀릴 수밖에 없어 보인다. 당내 한 관계자는 당분간 주요 일정은 일단 연기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전했다.
불의의 피습 사건으로 이 대표에게 대표직 사퇴와 통합 비상대책위원회 출범을 요구하던 비명계도 당장은 선뜻 추가 행보에 나서기 어려운 상황이 됐다. 원칙과상식 모임 의원들은 당초 이르면 이날 이 대표에게 통합 비대위 수용을 촉구하는 최후 통첩을 전할 계획이었으나 수술 후 입원 중인 이 대표의 회복 상황을 지켜볼 수밖에 없게 됐다. 원칙과상식은 전날 이 대표 피습 후 입장문을 통해 “어떤 이유로든 폭력은 정당화될 수 없다”며 “이 대표의 조속한 쾌유를 빈다”고 밝혔다.
민주당 탈당과 신당을 계획 중인 이낙연 전 대표도 당장 창당을 공식적으로 선언하긴 어려울 전망이다. 다만 신당 창당 입장을 거듭 밝힌 만큼 실무적인 준비 위주로 당초 계획을 수정할 것으로 보인다. 야권의 한 관계자는 “스스로 그동안 언급했기 때문에 이 전 대표가 신당 추진은 하겠지만 이 대표 상태와 회복을 지켜볼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전날 “이 대표의 빠른 회복을 기원한다”고 밝힌 이 전 대표는 이날 공식 일정을 잡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