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작 사건”·“수술 쇼”…이재명 피습 두고 도 넘은 SNS 음모론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일 오전 부산 강서구 가덕신공항 부지를 둘러본 뒤 왼쪽 목 부위 피습을 당해 바닥에 누워 병원 호송을 기다리고 있다. [연합]

[헤럴드경제=김용재 기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흉기 습격 사건을 두고 3일 유튜브, X(구 트위터) 등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중심으로 근거 없는 음모론이 퍼지며 사회에 혼란을 주고 있다.

이 대표는 전날 오전 10시 27분 ‘가덕도 신공항 부지’ 관련 부산 일정을 소화하는 도중에 흉기에 공격당했다. 피를 흘린 이 대표는 피습 직후 20분 만인 10시 47분 구급차에 실려 부산대병원으로 옮겨져 응급처치를 받았고, 헬기로 서울대병원으로 이송돼 수술을 받았다.

민주당 측은 전날 2시간 가량 수술을 받은 이 대표가 의식이 있는 상태지만, 현 상황에서 퇴원 시점은 예상할 수 없는 상태라고 밝혔다. 이 대표는 현재 중환자실에서 회복 중이다.

문제는 이 대표 피습 이후 일부 유튜버들 사이에서 음모론이 나와 혼란을 주고 있다는 점이다. 보수진영 유튜브 채널인 ‘이봉규 TV’에서 한 출연자는 “한동훈 지지율이 오른 뒤 피습사건이다. 자작나무(자작극을 의미하는 인터넷 용어) 사건일 수 있다”고 말했다.

이 출연자는 상처와 관련된 음모론도 제기했다. 출연자는 “칼도 제대로 쓰면 푹 들어간다. 그런데 (상처가) 1cm에다가 의식이 있게 (찔렀다)”고 언급했다.

또 다른 보수 유튜브 채널에서는 이 대표의 재판과 이번 사건을 묶어 ‘이 대표가 장기 치료를 위한 병원을 찾을 것’이라는 주장을 펼치기도 했다. 이 외에도 유튜브에 해당 사건을 검색해보면 ‘이재명 수술은 쇼?’ 등 이 대표 공격 사건을 둔 여러 음모론이 퍼지고 있는 양상이다.

X(구 트위터)에서는 이 대표의 공격한 범인 뒤에 이 대표 지지 세력이 있다는 주장도 나왔다. 한 X 이용자는 “이재명 대표를 응원하는 극성팬 머리띠를 쓰고 갔는데, 이는 보수가 아닌 민주당원이라는 얘기”라며 “이 대표의 자작극 아니냐”라는 글을 올렸다가 삭제되는 해프닝이 벌어지기도 했다.

이런 글과 유튜브 영상을 본 시민들은 이 대표를 향한 ‘테러’라는 본질 보다는 음모론이라는 의구심을 키울 수밖에 없다.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2일 오전 국립대전현충원 참배 후 국민의힘 대전시당 신년 인사회에 참석해 인사말을 하고 있다. [연합]

음모론과 관련해 정치권에서는 선을 그으며 난처해 하고 있다.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2일 대전컨벤션센터에서 열린 국민의힘 대전시당 신년인사회에 참석해 이 대표의 피습을 언급했다. 한 위원장은 “대한민국 사회에서 절대로, 절대로 있어서는 안 되는 일이 벌어진 것”이라며 “우리 국민의힘 당원과 저는 이재명 대표의 빠른 회복을 진심으로 기원한다”고 말했다.

문제는 해당 행사에서 일부 국민의힘 지지자가 ‘쇼입니다 쇼’ 등 음모론을 제기했다는 점이다. 이를 두고 박정하 국민의힘 수석대변인은 기자단 공지를 통해 “일부 참석자들의 과격한 발언을 당 및 한 위원장과 연관시켜 왜곡되게 해석할 경우 강력히 대응할 것”이라고 확대 해석을 경고했다. 한 위원장 역시 해당 발언을 듣자 곧바로 한손을 들어 제지하기도 했다.

신당 창당을 준비하고 있는 이준석 국민의힘 전 대표 역시 이 사건과 관련해 “벌써 일부 유투버가 조작극을 이야기하고 있다”라며 “굉장히 부끄러운 일이다. 진영을 바꿔서 어떤 진영에서건 간헐적으로 일어나는 일이기 때문에 극단적인 여론이 형성되고 이런걸 막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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