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이 3일 경기도 광명시 기아 오토랜드 광명 2공장에서 열린 2024년 현대자동차그룹 신년회에 참석해 신년사를 하고 있다. 광명=임세준 기자 |
“건강한 체질을 갖추면 난관에도 중심을 잡고 이겨낼 수 있습니다. 한결 같고 끊임없는 변화야말로 혁신의 열쇠인 것입니다.”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이 3일 끊임없는 변화를 통해 미래 모빌리티 시장을 선도할 수 있는 혁신의 토대를 만들어야 한다고 임직원들에게 주문했다.
정 회장은 이날 오전 국내 최초로 전기차 전용 공장을 갖춘 경기 광명시 ‘기아 오토랜드 광명’에서 열린 신년회에서 “앞으로도 위기를 슬기롭게 극복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건강한 체질’을 만들어야 한다”면서 이같이 강조했다.
정 회장은 “매년 새해를 맞이할 때마다 그해가 순탄할 것이라고 예측한 적은 단 한 번도 없었고, 실제로 많은 난관과 마주쳤다”면서 “그러나 우리는 그때마다 슬기롭게 극복했고, 고통을 극복하는 과정을 통해 회사와 임직원들이 건강한 체질과 체력을 만들었을 때 위기를 이겨내고 지속 성장을 이뤄낼 수 있다”고 밝혔다.
아울러 정 회장은 변화와 혁신을 이뤄야 하는 필연적인 이유로 ‘고객’을 꼽았다. 정 회장은 “대부분의 사람들은 안정적인 상황이 언제나 지속되기를 바라지만, 안정적인 상황이 지속된다는 것은 곧 정체되고 도태될 수 있음을 의미한다”며 “고객들은 항상 지금보다 좋은 최고의 제품과 서비스를 원하기 때문에 현재에 안주하지 않고 한결같고 끊임없는 변화를 통해 꾸준한 발전을 추구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변화를 위해 몸부림치는 모습은 다소 불안하고 위태로워 보일지라도 우리가 건강한 체질로 변화되고, 발전하고 있다는 증거”라고 역설했다.
또한 정 회장은 그룹의 지속 가능한 성장을 위한 최우선 실천과제로 ▷환경을 위한 사회적 책임 ▷품질에서 오는 고객의 만족과 신뢰 ▷미래를 지킬 수 있는 보안의식 등 3가지 방향성을 제시했다.
환경과 관련 정 회장은 “인류가 생존하기 위해 지속 가능성에 대해 고민해 왔지만 더욱 노력해야 하고, 탄소중립과 순환경제에 더욱 관심을 가져야 한다”며 “수소 생태계를 신속히 조성하고, 소형 원자로(SMR)와 클린 에너지를 통한 탄소중립 활동을 강화해야 하며 전기차 배터리를 비롯한 자원 재활용 등 순환경제를 활성화 해야 한다”고 말했다.
품질과 관련, 정 회장은 “고객이 기대하는 그 이상의 제품과 서비스를 제공하고, 만족과 신뢰를 얻을 수 있는 핵심 요소는 바로 품질”이라며 “품질에는 결코 타협이 있을 수 없으며 결국 품질이 좋은 회사가 고객에게 인정받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정의선(왼쪽 네번째) 회장이 신년회에서 송호성(왼쪽 두번째) 기아 사장 등 임직원들과 인사를 하고 있다. 광명=임세준 기자 |
정 회장은 보안 의식의 중요성에 관해서도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수십 년에 걸쳐 쌓아온 지식과 정보는 4차 산업혁명 시대에 더욱 빛을 발하는 우리의 경쟁력”이라며 “지속성장의 원천이 되는 우리의 지적자산을 지키고 모두의 노력이 물거품이 되지 않도록 프로세스를 더욱 강화하고, 완벽한 시스템을 갖춰야 한다”고 말했다.
이날 정 회장은 ‘빨리빨리가 아닌 미리미리 준비하는’ 기업문화를 만들자고도 당부했다. 정 회장은 “세계 경기침체와 불확실성이 확대되는 상황에서 지속가능한 성장을 이어 나가기 위해서 우리는 항상 미리미리 준비하는 자세를 갖춰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정 회장은 “지난해 최고의 성과를 거둔 우리 현대차그룹 인재들에 대한 자부심이 있다”며 “여러분들도 우리가 대한민국과 전 세계를 이끄는 주역이라는 자부심을 갖고 올해를 시작해 주시기 바란다”고 임직원들에 대한 격려를 잊지 않았다.
‘같이 하는, 가치 있는 시작’을 주제로 열린 이날 신년회에는 정 회장을 비롯해 주요 계열사 사장단 등 그룹사 경영진도 참석해 임직원들과 새해 메시지 및 그룹 미래 비전을 공유했다.
김흥수 현대차 GSO(글로벌전략총괄) 부사장은 보스턴 다이내믹스 휴머노이드 로봇 아틀라스가 사람에게 작업도구를 건네주는 영상을 보여주면서 “인간 움직임의 한계를 극복하는 지능형 로봇을 개발하는 데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신재원 AAM(미래항공 모빌리티)본부 사장은 “오는 2028년 시장 진출을 목표로 UAM(도심항공모빌리티) 기체를 개발 중”이라며 “최적의 시점에 최고의 기체를 선보이는 것이 우리의 성공전략”이라고 소개했다.
송호성 기아 사장은 “올해는 기아가 창립 80주년을 맞은 의미 있는 해”라며 “광명 전기차 전용공장은 기아의 대표적인 EV 볼륨 모델인 EV3와 EV4를 연간 15만대 생산해 전동화 대중화를 선도하는 중추적 역할을 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그룹 방송을 통해 생중계로 이뤄진 이날 신년회는 기아 오토랜드 광명 직원들뿐만 아니라, 그룹사 직원들이 실시간 온라인으로 참석했다. 현대차 관계자는 “그룹 구성원으로서 자부심과 사명감을 나누고 변화 의지를 다지는 시간이었다”고 말했다. 광명=서재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