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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 미국 부동산시장은 바닥에서 지하로 내려간 암울한 해였다. 거래가 급감했는데도 치솟은 금리로 인해 주택 가격은 더욱 올랐고 한 때 내 집 마련을 꿈꾸던 잠재적 바이어는 다시 렌트 시장으로 돌아가야 했다. 기존 주택과 신규 주택 판매 모두 지난 부동산 경기 침체 이후 최저 수준에 도달했고 셀러들 역시 높아진 주택 가격과 금리에 이사를 포기하면서 리스팅 (재고매물)은 역대 최저수준까지 크게 줄어들었다.
2024년의 부동산 시장에서는 과연 어떤 일이 일어날 것인가.
우선 시장의 흐름을 좌우하는 모기지 금리를 보자. 지난해 연초까지만 해도 대다수 모기지 업체들은 금리가 1분기 7%선으로 오른 이후 꾸준히 내려 연말에는 6% 중반대에 도달할 것으로 예상했다.
예상은 크게 빗나갔다. 연초 6% 중반선을 멤돌던 금리는 5월 이후 빠르게 상승하기 시작해 6~7월 6% 후반대에 도달했고 8월 7%마저 돌파한 다음 11월까지 이 수준을 이어가다 12월말 6% 후반대를 겨우 회복했다.
2024년에도 그 끝에 가서야 정확도를 확인할 수 있겠지만 현재까지 가장 우세한 의견은 6% 중·후반대의 모기지금리를 유지한다는 것이다.
이는 연준의 금리 인하 이후 5% 대로 회복을 바라던 업계의 예상보다 높다.
모기지 업체 관계자들은 “연초 6~7% 초반대를 기록한 후 매 분기 소폭 하락해 연말 6.5~6.6%선에 도달할 것”이라며 “2025년의 경우 아직 예상하기가 이르다”고 손을 내저었다.
모기지금리가 5%대로 돌아가거나 8%를 넘긴다는 예상도 있다.
금리가 5%대로 떨어지는 것은 경기 침체가 심해질 경우 발생한다. 경기 침체로 실업률이 급등하고 수요가 급감하면 모기지 금리는 5% 또는 그 이하로 내려가겠지만 가격은 약 3% 가량 내리면서 거래 건수는 500만채를 넘길 수 있다.
반대로 시장의 예상과 달리 연준이 금리를 내리지 않고 물가 폭등이 계속되면 금리는 다시 8%를 넘볼 수 있다. 이 경우 집값은 5%이상 떨어지고 기존 주택 거래 건수는 350만채를 밑돌 가능성이 높아진다.
주택 가격에 대해 예상해 보자.전년 대비 3% 이상 오르면서 마감한 2023년과 달리 2024년은 소폭의 가격 하락이 있을 것이라는 예상이 우세하다.
낙폭은 1~2.5% 사이라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이 경우 2024년 미국의 주택 중간가격은 40만달러 초반선에 형성된다.
가격 하락의 시작은 2분기부터가 될 것으로 점쳐진다. 1분기의 경우 연준의 금리 인하가 아직 시작되지 않을 것으로 예상될 뿐 아니라 본격적인 무빙시즌이 아니라는 점 때문에 보합세를 유지하겠지만 2분기와 3분기 사이 약 1%에서 최대 2.5% 정도 가격이 내린 이후 4분기에는 이 가격이 그대로 유지될 것으로 전망된다.
주택거래 건수(기존주택 기준)는 410만~450만채로 예상된다. 현재 385만채 선으로 마감된 2023년에서 약 5% 가량 증가한 것이다.
부동산 포털들은 연초 410만(연중조정치 적용)선으로 시작한 미국의 주택 거래 건수가 경기 침체 가능성 둔화 그리고 물가 안정에 힘입어 2분기 약420만채, 3분기 435만채를 거쳐 연말에는 최대 450만채까지 증가할 가능성이 높다는 예상이다.
주택 거래 증가에 중요한 요소 중 하나인 재고물량도 증가세를 보일 전망이다.
시장에서는 현재 2~3개월 수준인 재고물량의 수가 금리 인하에 따라 5개월 수준까지 높아질 수 있다고 예상하고 있다. 단 시장 정상치인 6개월 분량은 여전히 밑돌 가능성이 높고 신규 주택의 공급 또한 2023년 대비 크게 부진할 것으로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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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목할 만한 변화
2024년에는 주택 판매시 에이전트에게 지급되는 중개 수수료 관행이 바뀔 가능성이 있다.이러한 변화의 가능성은 지난해 전국부동산중개인협회(NAR)와 대형 부동산 브로커지들이 주택 판매 중개 수수료를 높이기 위해 담합했다는 혐의(Burnett vs. NAR et al case)에 대해 유죄가 인정되면서 더욱 높아지고 있다. 수수료 관행이 변화하면 주택 판매시 셀러가 중개 수수료를 모두 부담하지 않고 셀러와 바이어의 합의에 따라 수수료 비율이 정해지고 이를 공동 부담하게 된다.
이 경우 주택 판매 가격은 인하될 가능성이 높아다. 현재 미국의 부동산 중개 수수료는 대략 주택 판매가의 약 5~6%로 정해져 있다. 예를 들어 최종 판매가격이 30만달러인데 수수료가 5%라면 셀러는 1만 5000달러를 부담해야 한다. 셀러의 입장에서 이 비율(%)은 큰 부담이 아닐 수 없다.
월스트릿저널(WSJ) 등은 이 판결이 최종 확정되면 매년 1,000억달러에 달하는 중개 수수료에서 최소 30%는 절감되며 부동산 에이전트의 약 절반에 해당하는 80여만명은 수입이 감소해 이직이 불가피할 것이라고 분석했고 있다. 단, 바이어들의 부담은 증가할 수 있다.
중개 수수료가 대폭 줄어들면 바이어 측 에이전트의 역할은 더욱 축소될 수 있고 바이어들의 초기 부담은 높아진다. 특히 자금력이 상대적으로 부족한 생애 첫 주택 구매자의 경우 수수료의 약 절반을 부담하게 될 경우 구매력이 더욱 낮아질 가능성이 높다.
●거주 지역 결정은 직장 정책에 따라
다수의 기업들이 재택 근무는 유지하겠지만 필요에 따른 출근 비율을 높이면서 다시 직장과 근거리 지역의 인기가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대다수의 직장들이 인구 밀집 지역에 위치해 있는 것을 고려하면 주택가격 및 렌트를 감당하지 못하는 년 세대들이 부모의 집으로 돌아오는 캥거루 가족의 비율이 늘어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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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자를 한다면 역시 캘리포니아
지역별 판매, 가격 변화 등을 고르게 고려한 결과 2024년 역시 가주 지역 부동산의 가격이 가장 크게 오를 것으로 예상됐다.
리얼터 닷컴 등 부동산 포털 등은 내년도 가주 주요 도시의 주택 가격이 큰 폭의 오름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했다. 도시 별로는 상위 100개 도시 중 10%인 10곳이 캘리포니아에 위치해 있었다.
가주 도시 중에서는 옥스나드의 주택 거래가 전년 대비 18% 늘면서 가격도 3% 이상 오를 것으로 예상됐다. 2017~2019년 판매치와 비교하면 35%나 낮은 수치지만 중간가격은 전년 대비 3.3%, 2017~2019년 대비로는 43%나 오르면서 거래수와 중간가 총합 21% 이상 상승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이는 오하이오 주 텔로도에 이은 미 전체 2위에 해당한다.
샌디에고도 거래가 6% 이상 늘면서 중간 가격이 전년 대비 10%, 2017~2019년 대비 58% 이상 올라 전체 주택 시장 중 4위에 올랐다. 이외에는 리버사이드(5위), 베이커스 필드(6위), LA(10위), 새크라멘토(18위), 샌프란시스코(66위), 프레즈노(69위), 스탁턴(78위), 샌호세(90위)가 리스트에 포함됐다.
최한승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