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조선 주력 시장까지 군침” 절반이나 뺏겠다는 중국의 도발 [비즈360]

HD현대중공업이 건조해 2020년 인도한 17만4000㎥급 LNG(액화천연가스) 운반선 [HD한국조선해양 제공]

[헤럴드경제=김은희 기자] 중국 조선이 지난해에도 한국 조선을 누르고 세계 시장 1위(수주 점유율 기준) 자리를 차지한 가운데. 국내 조선사가 강점을 보이는 고부가가치 친환경 선박까지 꿰차겠다는 야심을 드러냈다. 글로벌 조선업계 미래 핵심 시장마저 중국에 내줄 경우 K-조선의 입지가 더욱 위협받을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3일 업계와 외신 등에 따르면 중국 상무부는 최근 친환경 선박 시장 선점을 위한 전략을 발표했다. LNG(액화천연가스), 메탄올 등 친환경 연료로 구동하는 선박의 건조를 대폭 늘려 오는 2025년까지 전 세계 친환경 선박의 50% 이상을 생산하겠다는 게 주요 골자다.

이를 바탕으로 저탄소·무탄소 연료 선박을 개발하고 2030년까지 전 야드 시스템과 공급망, 친환경 선박 개조 분야 등을 재정비할 방침이다. 이는 2060년까지 탄소 중립을 달성하겠다는 중국의 계획과도 맞닿아 있다.

특히 중국은 선박 엔진의 혁신과 함께 기존 연료 및 LNG 엔진의 효율성을 높이고 선박 엔진의 LNG 사용을 꾸준히 늘려가겠다는 계획을 분명히 했다. 우리나라가 과점하고 있는 LNG 선박 시장을 적극 공략하겠다는 의미로 읽힌다.

LNG 운반선 시장은 국내 조선업체가 주도하고 있다. 영국 조선·해운 시황 분석기관 클락슨리서치에 따르면 작년 한 해 전 세계에서 발주된 LNG 운반선은 554만CGT(표준선 환산톤수)였는데 한국이 441만CGT를 수주하며 80%의 높은 점유율을 기록한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

같은 기간 전체 선박의 수주 점유율은 우리나라가 24%로 중국(59%)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했다는 점에서 눈에 띄는 성적이다. 수주량 자체는 크게 밀렸지만 수주의 질 면에서는 선방했다는 해석이 나온다.

다만 중국 조선사가 LNG선을 포함한 친환경 선박 경쟁력을 확대하고 있어 우리나라의 시장 장악력은 위협받는 상황이다.

일단 LNG선 시장에서 2021년 8% 수준이었던 중국의 수주 점유율은 2022년 30%까지 올라섰다. 지난해 20%로 다소 축소됐지만 자국 선사 중심의 수주가 글로벌 선사로 확대되고 있다는 점, 적극적인 설비 투자로 LNG선 생산 능력이 늘어나고 있다는 점 등에서 올해 시장 흐름을 눈여겨봐야 한다는 지적이다.

게다가 최근 수주 실적을 보면 양국 조선사 간 LNG 신조선가 격차가 5% 안팎으로 줄었는데 업계 일각에선 과거 저렴한 가격을 앞세웠던 중국이 건조 노하우를 점차 쌓아가면서 가격을 높이고도 시장에서 경쟁력을 찾아가고 있다고 분석하기도 한다.

메탄올, 암모니아 등 차세대 연료 분야에서도 중국은 적극 움직이고 있다. 이들 선종의 경우 기술적 성숙도가 아직 낮은 데다 생산성 면에서도 우리나라가 초격차 우위를 확보한 상황이 아니기 때문에 중국과 비교적 대등한 위치에서 경쟁을 펼칠 것으로 전망된다.

실제 중국 양지장조선은 올해 머스크로부터 8000TEU(1TEU는 20피트짜리 컨테이너 1대분)급 메탄올 추진 컨테이너선 8척을, CMA CGM으로부터 2만4000TEU급 메탄올 추진 컨테이너선 12척을 수주했다. 가장 최근 머스크가 발주한 3500TEU급 12척 규모의 메탄올 추진 컨테이너선 건조 프로젝트도 중국 광저우원청조선소에서 따냈다.

업계 관계자는 “중국이 해운산업과 선박금융을 바탕으로 친환경 선박 분야에서도 경쟁력을 키우고 있다”며 “탈탄소 핵심 기술 확보와 제조시스템 고도화, 산업인력 확보 등을 위해 민관이 함께 적극 움직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정부는 조선산업 경쟁력 확대를 위해 오는 2028년까지 총 7100억원의 예산을 투입할 계획이다. 세부적으로는 LNG, 암모니아, 수소 기술 상용화와 자율운항선박 선도기술 확보, 스마트 조선소 구축 등에 집중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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