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노토반도 도로 곳곳 끊겨…구호물자도 못 보내

7.5 규모 강진이 강타한 이시카와 현 노토 지역. 4일 사람들이 이시카와 현 와지마 시의 무너진 건물 앞을 걷고 있다. [AFP]

[헤럴드경제=정목희 기자] 규모 7.6의 강진이 강타한 일본 혼슈 중부 이시카와현 노토(能登)반도의 교통망과 사회기반시설 복구가 더디게 진행되면서 구조 활동이 차질을 빚고 주민들의 불편도 가중되고 있다.

4일 현지 언론에 따르면 노토반도 해안을 따라 조성돼 ‘노토의 대동맥’으로 불리는 국도는 일부 구간을 제외하면 통행이 제한돼 있다.

일본 국토교통성은 전날 낮 기준으로 국도와 지방도로 85개 구간이 통행할 수 없는 상태라고 밝혔다.

하지만 강진 피해가 큰 와지마(輪島)시와 스즈(珠洲)시에서는 도로 상황을 아예 파악할 수 없는 곳도 있어서 실제로 다닐 수 없는 길은 더 많을 가능성이 있다고 아사히신문은 전했다.

아사히는 “노토반도에는 간선 도로가 적고, 폭이 좁은 도로가 모세혈관처럼 뻗어 있다”며 “산과 바다에 둘러싸인 험준한 지형이고 낙석과 산사태 위험이 있어 쉽게 복구 작업이 이뤄지지 않고 있다”고 짚었다.

산케이신문도 피해 지역으로 갈 수 있는 길을 여럿 확보할 수 있었던 2016년 구마모토 지진 때와 달리 노토반도는 도로가 한정적인 데다 이마저도 다수 끊어졌다고 전했다.

도로 교통망이 시급히 정비되지 않으면서 물자 수송도 제한적으로 이뤄지고 있다.

사카구치 시게루 와지마 시장은 이시카와현이 전날 개최한 회의에 온라인으로 참여해 “물도 식품도 전혀 충분하지 않다”고 호소했다. 노토반도에 있는 편의점 일부는 휴업 중이고, 우편물과 택배 배송도 지연되고 있다. 휘발유 공급도 원활하지 않은 상황이다.

전기와 수도, 통신망을 여전히 이용하지 못하는 주민도 적지 않다. 이시카와현에서는 3만 가구에 전기 공급이 끊겼고, 이시카와현과 주변 지역 11만 가구는 단수를 겪고 있다.

와지마시와 스즈시 일부 지역에서는 휴대전화 통화와 데이터 송수신이 불가능하다고 현지 공영방송 NHK는 전했다. 또 교도통신은 와지마시 일부 세대는 TV와 라디오 방송을 수신하지 못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도로 이용이 여의치 않자 일본 정부는 선박과 헬리콥터 등으로 물자를 수송하고 있다.

국토교통성은 식품과 생활용품을 싣고 전날 기타큐슈를 떠난 수송선이 이르면 5일 저녁에 와지마항에 도착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Print Friendl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