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은지가 우승트로피를 든 채 환하게 웃고 있다. [한국기원 제공] |
[헤럴드경제=김성진 기자] 김은지(17) 9단이 한중일 천재소녀 삼국지에서 우승을 차지했다. 아시안게임에서 2차례나 자신에게 패배를 안겼던 중국의 우이밍 5단을 상대로 대마를 포획하며 설욕했다.
김은지는 4일 한국기원 바둑TV스튜디오에서 열린 ‘한중일 천재소녀 삼국지’ 결승에서 중국의 우이밍(18) 5단에게 181수 만에 흑 불계승하며 정상에 올랐다.
앞서 3일 열린 2회전에서 일본의 나카무라 스미레(15) 3단을 누르고 결승에 오른 김은지는 결승에서도 우이밍과 초중반까지 팽팽했으나, 중반에 중앙 백 7점을 손안에 넣으며 사실상 승기를 잡았다. 우이밍도 국후 이 백 7점을 살리지 않은 결정을 후회했다. 김은지는 이날 승리로 우이밍과의 상대전적을 1승 2패로 좁혔다.
우이밍(왼쪽)과 김은지의 결승전 대국모습.[한국기원 제공] |
바둑TV에서 해설을 맡은 박정상 9단은 “김은지 9단이 유리할 때 지켜내는 능력이 확실히 업그레이드 된 것을 느꼈고, 그것은 형세판단 능력이 향상됐다는 걸 뜻한다. 전투력이 강점인 김은지 9단이 형세판단 능력까지 장착한 2024년은 어떤 모습일지 기대를 품게 만드는 시리즈였다”고 평했다.
지난 2일 막을 올린 한중일 천재소녀 삼국지는 우이밍이 1회전에서, 김은지 9단이 2회전에서 각각 스미레 3단을 꺾고 결승에 올라 우승을 다퉜다.
한편 결승 대국 후 열린 시상식에서 우승자 김은지 9단에게는 상금 1000만 원과 트로피가, 준우승한 우이밍 5단에게 상금 500만 원이 수여됐다.
김은지 9단은 “이런 좋은 대회를 만들어 주신 덕분에 우승할 수 있었다. 대국을 하면서 스미레 3단이 많이 성장한 걸 느꼈고, 우이밍 5단도 앞으로 더욱 좋은 경쟁상대가 될 것 같다”면서 “출발이 좋아서 올 한해도 잘해보고 싶다. 이번 대회를 계기로 더욱 발전해 나가도록 하겠다”는 새해 목표를 밝혔다.
우이밍 5단은 “김은지 9단의 우승은 나에게도 좋은 일이다. 다른 선수의 발전은 나의 승부욕을 자극시키기 때문이다. 김은지 9단의 우승을 진심으로 축하한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