Z세대의 주류 소비가 맥주와 소주 중심에서 위스키와 논알코올로 옮겨가면서 업계도 이에 맞춰 변화된 마케팅 전략을 내놓고 있다. 사진은 한 대형마트에서 시민이 위스키를 고르고 있는 모습 [연합] |
대학생 김모(22) 씨는 술자리를 꺼린다. 그는 코로나19가 유행할 때 대학교를 다닌 ‘코로나 학번’이다. 김 씨는 “사회적 거리두기로 MT나 모임이 없어 동기와 선배를 만날 기회가 없었다”며 “이런 생활에 익숙해지니 함께 술을 마시는 것보다 친한 친구끼리 노는 것을 선호하는 편”이라고 했다.
직장인 윤모(25) 씨도 술자리에 참석하지 않으려 노력한다. 윤씨는 “소맥(소주+맥주)으로 취할 때까지 마시면 다음 날 정상적인 생활이 어렵다”면서 “술을 꼭 먹어야 하는 자리에서는 가볍게 하이볼 한 잔 정도를 마신다”고 말했다.
Z세대(1990년대 중반~2000년대 초반 출생)의 술 소비문화가 바뀌면서 주류업체의 고민이 커지고 있다. 코로나19를 거치며 술자리를 기피하는 분위기가 계속되고, 건강을 중시하는 ‘헬시 플레저(Healthy Pleasure)’가 유행하면서다.
맥주와 소주 중심으로 주류 소비가 이뤄진 과거와 달리 최근에는 위스키, 논알코올 등 새로운 문화가 인기다. 실제 시장조사기관 유로모니터에 따르면 레스토랑, 식당 등에서 판매되는 영업용 맥주 판매량은 2018년 7억400만ℓ(리터)에서 2022년 5억9600만ℓ로 15.4% 감소했다. 소주도 마찬가지다. 영업용 소주 판매량은 같은 기간 7억4600만ℓ에서 5억8500만ℓ로 21.6% 줄었다.
업계도 Z세대의 주류 소비문화 변화에 맞춰 마케팅을 전개하고 있다. 제품보다 경험과 공간에 집중하는 전략이다. 롯데칠성, 오비맥주, 하이트진로가 성수·홍대·강남 등 핵심 상권에서 팝업 스토어를 열며 오프라인 접점을 늘리는 것도 달라진 마케팅 방식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주류업계 관계자는 “과거 폭탄주를 즐기던 문화는 이제 좋아하는 한 잔의 술을 교감하며 마시는 문화로 변화했다”며 “주류 트렌드를 주도하는 Z세대가 주요 타깃인 만큼 브랜드 노출을 늘리기 위해 다양한 오프라인 행사를 펼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영애 인천대 소비자학과 교수는 “Z세대는 코로나19를 겪으며 비대면 생활 습관이 익숙해 예전처럼 대규모 회식 문화를 즐기지 않는다”면서 “내 가치를 중시하는 특성으로 남들과는 다른 주종을 선택하는 경향이 있다”고 분석했다. 전새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