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 대출 받느라” 가계 여윳돈 2분기 연속 감소[머니뭐니]

[연합]

[헤럴드경제=문혜현 기자] 지난해 하반기 들어 주택매매 증가세로 가계 여윳돈(순자금운용액)이 2분기 연속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기업도 유가 상승과 임금 증가에 따라 은행 대출을 늘렸다.

한국은행이 4일 발표한 ‘2023년 3/4분기 자금순환(잠정)’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3분기 기준 가계(개인사업자 포함) 및 비영리단체의 지난해 순자금운용액 규모는 26조5000억원으로 2분기(28조6000억원) 대비 소폭 축소됐다.

순자금 운용액은 각 경제주체의 해당 기간 자금 운용액에서 자금 조달액을 뺀 값으로, 보통 가계는 순자금 운용액이 양(+·순운용)인 상태에서 여윳돈을 예금이나 투자 등을 통해 순자금 운용액이 대체로 음(-·순조달)의 상태인 기업·정부에 공급하는 역할을 한다.

가계 및 비영리단체의 순자금운용액은 1분기 76조9000억원 규모였지만 2분기 들어 크게 줄었고, 3분기에도 감소세를 이어갔다.

송재창 한은 자금순환팀장은 “완화된 대출규제에 따른 주택매매 증가세 지속 등으로 여유자금이 소폭 감소한 영향”이라고 설명했다.

조달액을 고려하지 않은 가계의 전체 자금운용 규모는 43조5000억원으로 전년 동기(43조3000억원) 대비 2000억원 늘어났다.

지난해 3분기 말 기준 가계의 금융자산은 5073조3000억원으로 전분기 말 대비 5조6000억원 감소했다. 반면 금융부채는 2303조9000억원으로 16조9000억원 불었다.

자산 중 예금은 45%로 전분기(44.5%)대비 소폭 증가했다. 반면 지분증권 및 투자펀드(22.1% →21.7%), 보험 및 연금준비금(27.0% → 26.8%) 비중이 하락했다.

대출금의 차입기관별 구성비를 보면 예금취급기관대출금(70.4%→ 70.2%)은 하락한 반면 기타금융중개기관대출금(11.0%→11.2%), 기타대출금(7.5%→7.7%)은 상승했다.

[한국은행 제공]

자금운용을 부문별로 나눠 보면 가계의 금융기관 예치금은 21조3000억원으로 1년 전(18조9000억원)보다 2조4000억원 늘어났다. 지분증권 및 투자펀드도 같은 기간 6조2000억원에서 10조4000억원으로 불었다. 반면, 채권은 10조5000억원에서 5조4000억원으로 줄었다.

가계의 3분기 자금조달은 17조원으로 1년 전(9조4000억원) 대비 크게 늘었다. 주택구입 관련 자금 등 대출 수요로 장기대출금을 중심으로 증가했다.

자금 조달액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금융기관 차입(대출금)이 2분기 10조8000억원에서 3분기 19조8000억원으로 대폭 늘었다.

반면 비금융법인의 경우 3분기 순조달 규모가 -33조4000억원으로 2분기(-21조1000억원)보다 확대됐다. 유가 상승, 추석 상여금 등 비용 증가에 따른 순이익 감소 때문이다.

자금조달이 98조1000억원에서 -16조7000억원으로 급감했다. 금융기관 차입이 증가한 반면, 주식 발행, 상거래신용 등이 감소하며 전분기 순차입에서 순상환으로 전환했다.

조달 방법 중 채권 발행은 2분기 4조에서 3분기 6조8000억원으로 늘었으나 대출금이 17조3000억원에서 24조1000억원으로 늘었다.

자금운용은 -50조1000억원으로 역대 최저치를 기록했다.

송 팀장은 “운전자금 지출을 위해 금융기관 예치금 등이 감소하였으며 상거래신용이 감소함에 따라 전분기 순취득에서 순처분으로 전환했다”고 덧붙였다.

일반정부도 순자금운용액 규모가 -8조7000억원에서 7조1000억원으로 전환됐다. 세입보다 지출이 더 크게 감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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