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만 넘어 50만弗 간다더니…비트코인, 현물 ETF 미승인 가능성에 한때 10% ‘뚝’ [투자360]

[게티이미지뱅크]

[헤럴드경제=신동윤 기자] ‘크립토스프링(Crypto Spring, 가상자산 강세기)’을 꿈꿨던 글로벌 가상자산 투자업계에 예상 밖의 ‘크립토윈터(Crypto Winter, 가상자산 혹한기)’가 찾아올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가 가상자산 대장주인 비트코인 현물 상장지수펀드(ETF)를 승인하지 않을 수 있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비트코인을 비롯해 주요 가상자산 가격이 휘청이면서다.

4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미 가상자산 거래소 코인베이스에서 3일 오후 5시 15분(미 동부시간) 현재 비트코인 가격은 전날보다 5.05%(2285달러) 하락한 4만2943달러(약 5628만원)에 거래됐다.

비트코인은 새해 들어 상승세를 나타내며 21개월 만에 4만5000달러까지 돌파한 바 있다.

하지만 비트코인 가격은 다시 큰 폭의 하락세로 돌아선 모양새다. 앞서 이날 오전 7시 10분(미 동부시간)께는 비트코인 가격이 단 몇 분 만에 10.87%까지 급락(4만625달러)하며 4만달러선이 위협받기도 했다.

가상자산 시가총액 2위인 이더리움도 한때 12.5%까지 추락하는 등 6% 이상 하락했다.

이날 급락은 SEC의 비트코인 현물 ETF 승인 여부 결정이 임박한 가운데 시장 기대와 달리 SEC가 이를 승인하지 않을 수 있다는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발생했다.

가상화폐 서비스 제공업체 매트릭스포트의 전략 책임자인 마르쿠스 틸렌은 이날 보고서에서 “겐슬러 SEC 위원장이 가상화폐를 수용하지 않고 있고, 그가 현물 ETF를 승인할 것이라고 기대하는 건 매우 어려운 일일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2분기에는 승인을 할 수도 있지만, 우리는 SEC가 1월에 모든 (현물 ETF) 신청을 거부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내다봤다. 또 “SEC가 승인을 거절하면 비트코인 가격이 폭락할 수 있다”며 “20% 급락해 다시 3만6000∼3만8000달러로 떨어질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비트코인 가격은 이날 일부 낙폭을 줄이긴 했지만, 회복력이 제한되면서 시장에는 그동안의 기대와 달리 불안함이 감도는 모양새다.

미국 투자 전문매체 배런스는 “오늘 시장 반응에서 알 수 있듯이 시장은 이미 ETF 승인을 거의 가격에 반영한 것으로 보인다”며 “이에 ETF 승인에 따른 상승 여력은 미미하지만, SEC가 신청을 다시 거부하거나 지연시킬 경우 잠재적 하락 여력은 심각할 수 있다”고 진단했다.

미 자산운용사 얼라이언스 번스타인의 가우탐 추가니 애널리스트는 “시장이 그동안 레버리지로 강세를 보여 왔기 때문에 단지 소문만으로도 반대로 레버리지 급락(cascade)이 촉발될 수 있다”고 짚었다.

이는 한동안 비트코인 강세론자들의 의견에 힘이 실렸던 것과 사뭇 분위기가 달라진 것이다.

비트코인 강세론자들은 비트코인 채굴량이 4년마다 절반씩 줄어드는 이른바 반감기가 오는 4∼5월 중으로 예상되는 만큼 공급 감소로 가격이 오를 것으로 보고 있다. 그동안 3차례 있었던 반감기 때마다 비트코인 가격은 급등한 바 있다.

모비우스캐피털 파트너스 창업자이자 유명 투자자인 마크 모비우스는 비트코인 가격이 연말까지 6만달러에 이를 수 있다면서도 “(현물 ETF 승인 이외에) 이러한 전망의 근거는 없다”고 말했다.

비트코인 채굴업체 비트마이닝의 양유웨이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비트코인 가격이 올해 2만5000∼7만5000달러, 내년 4만5000∼13만달러 사이일 것”이라면서도 가격이 오르더라도 변동성 때문에 모든 투자자가 수익을 내지는 못할 것으로 봤다.

스탠다드차타드를 비롯해 가상화폐 거래소 네소의 공동창업자 안토니 트렌체프, 서식스대 금융학 교수 캐럴 알렉산더 등은 10만달러 가능성을 언급했다.

가상화폐 금융서비스업체 매트릭스포트는 비트코인 가격이 4월까지 6만3000달러대, 연말까지 12만5000달러에 이를 수 있다고 예상했다.

이러한 가운데 벤처캐피털 업체인 코인펀드는 비트코인 가격이 내년에 50만달러에 이를 수 있다는 견해까지 내놨다. 이는 현재 가격의 11배 정도다. 코인펀드의 매니징파트너 세스 진스는 달러 가치 및 실질금리 하락, 비트코인 현물 ETF 승인 및 이더리움 현물 ETF 승인 기대감 등을 들면서 올해 가격 전망치로 25만∼50만달러 정도가 ‘합리적’이라고 주장했다.

한편, 현재 SEC에 제출된 신청서는 세계 최대 자산운용사 블랙록을 포함해 10여건에 달한다.

그동안 시장은 비트코인 현물 ETF 승인 시한인 1월 10일이 가까워지면서 기대감이 치솟았다. 작년 11월 초만 해도 3만4000달러대에 머물렀던 비트코인은 두 달에 걸쳐 상승 곡선을 그리며 4만5000달러대까지 올라서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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