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NIST, 악성 유방암 전이막는 ‘세포’ 발굴 성공

암세포.[게티이미지뱅크]

[헤럴드경제=구본혁 기자] 유방암의 성장과 전이를 직접 조절하는 세포가 발견됐다. 유방암의 조기 진단과 치료제 개발까지 다양한 분야에서 응용될 전망이다.

울산과학기술원(UNIST) 생명과학과 박지영 교수팀은 유방암의 종양 미세환경에서 ‘암 연관 지방세포’가 유방암세포의 생존과 전이를 조절한다는 사실을 처음 밝혀냈다.

종양 미세환경은 종양이 존재하는 세포 환경을 말한다. 종양 미세환경에 존재하는 지방세포는 암세포의 성장에 필요한 에너지 공급과 증식을 촉진하는 다양한 분비체를 제공할 수 있다. 암세포는 이런 작용을 활성화하기 위해 지방세포의 특성을 바꾸는데, 이런 지방세포를 암 연관 지방세포라고 한다.

연구팀은 유방암 종양 미세환경에서 발견된 암 연관 지방세포가 FAM3C라는 분비체를 조절한다는 것을 발견했다. 조절된 분비체는 유방암 종양 미세환경이 바뀌도록 유도해 가까이에 있는 유방암 세포의 생존과 전이를 촉진한다는 것을 세계 최초로 확인했다.

박지영 교수는 “유방암 초기에 FAM3C 분비체가 증가하면 암 연관 지방세포의 생존력이 증가하고 섬유화가 억제된다”며 “장기의 일부가 굳는 섬유화가 억제되면 다양한 분비체가 암세포에 쉽게 접근할 수 있어 암세포의 생존과 성장을 촉진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이번 연구를 수행한 UNIST 박지영(앞줄 왼쪽 첫번째) 교수 연구팀.[UNIST 제공]

이와 반대로 유방암이 말기로 들어서면 암 연관 지방세포는 다시 FAM3C 분비체 발현을 감소시킨다. 초기와는 반대로 암 연관 지방세포의 섬유화를 촉진한다.

암 말기에 발생한 암 연관 지방세포는 섬유화를 통해 종양 미세환경을 더 경직되도록 변화시킨다. 이런 변화는 암세포가 더 쉽게 이동하고 침투할 수 있게 만들어 암의 전이를 촉진할 수 있다.

연구팀은 암세포 억제를 위한 과정을 실험으로 입증했다. 유방암 초기 단계에서 암 연관 지방세포의 FAM3C 분비체를 억제하면 유방암의 성장과 전이가 억제되는 것을 확인한 것이다.

박지영 교수는 “이번 연구를 통해 암 연관 지방세포가 분비체 FAM3C를 통해 유방암의 성장과 전이를 직접 조절한다는 것을 검증했다”며 “우리의 실험 결과가 향후 유방암 조기 진단 마커 및 전이 치료제 개발 연구에 활용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전했다.

이번 연구결과는 미국암학회에서 출간하는 종양학 분야 국제학술지 ‘캔서 리서치’ 12월 20일 온라인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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