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양유업 새주인 한앤코, 펀딩·투자·엑시트 3박자 갖췄다 [주간 '딜'리버리]

[헤럴드경제=심아란 기자] 사모펀드(PEF) 운용사 한앤컴퍼니(한앤코)가 3년째 지체된 남양유업 바이아웃(경영권 인수) 완주에 다가섰다. 지난해 개시한 펀드레이징은 물론 카브아웃(사업부 분할 뒤 인수) 형태 신규 투자와 포트폴리오 투자금 회수(엑시트)까지 활발한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5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남양유업은 새해 들어 평균 종가가 59만7500원을 기록 중이다. 지난해 1년간 평균 종가 약 49만원과 비교해 20%가량 상승했다. 경영권 불확실성이 해소되면서 기업가치 개선 기대감이 반영된 것으로 분석된다.

전일 한앤코가 홍원식 남양유업 회장 일가를 상대로 제기한 주식 양도 소송에서 최종 승소하며 법적 공방이 마무리됐다. 앞서 한앤코는 2021년 5월 홍 회장과 주식매매계약(SPA)을 체결해 남양유업 경영권 인수를 추진하던 중 홍 회장의 변심으로 거래에 제동이 걸렸다. 대법원까지 올라간 소송에서 한앤코가 완승하며 남양유업 경영권을 확보할 예정이다. 계약대로 홍 회장과 그의 가족 2인이 보유한 남양유업 지분 52.63%를 3107억원에 매수한다.

남양유업 리스크를 해소한 만큼 한앤코의 적극적인 투자에 기대가 모아진다. 현재 코오롱인더스트리가 필름사업 매각을 검토하는 가운데 한앤코 역시 인수 후보자로 언급되고 있다. 작년에도 카브아웃 거래를 완수한 이력이 돋보인다.

한앤코는 지난해 SKC의 자회사 SK엔펄스의 파인 세라믹스 사업부를 3600억원에 인수했다. 파인 세라믹스는 고순도의 무기 화합물을 통해 기존 세라믹 소재보다 전기적 특성과 내구성을 높인 소재다. 해당 사업부의 2022년 매출액은 2000억원대를 기록했다.

지난해 미용 의료기기 업체 루트로닉의 바이아웃도 성공했다. 루트로닉 딜에서는 기존 최대주주 구주 매입가와 동일한 가격으로 공개매수를 진행해 소액주주에게도 차익 실현 기회를 제공했다. 한앤코는 총 9578억원을 투입해 루트로닉 지분 100%를 확보했다.

SK엔펄스 카브아웃과 루트로닉 인수에는 4호 블라인드 펀드의 재원이 활용됐다. 해당 펀드는 클로징 이전에 이미 약정 총액이 3조원을 넘어섰다. 한앤코는 처음으로 출자자(LP) 풀을 국내로 넓히면서 4호 펀드 자금 모집은 순항 중이다. 지난해 국민연금, 사학연금, 우정사업본부 등 공모 출자 사업에서 약정 받은 자금만 약 4500억원이다. 금융기관 등 국내외 LP의 출자를 바탕으로 4조원대 대형 펀드를 선보일 전망이다.

엑시트 성과도 눈길을 끈다. 지난달 한앤코는 바이오에너지 업체 SK에코프라임 풀 엑시트를 마무리했다. 2020년 SK케미칼의 바이오에너지 사업부를 카브아웃해 3825억원에 인수한 포트폴리오다. 해외 PEF 운용사 힐하우스캐피탈에 매각했으며 거래가는 5000억원대 중반으로 알려졌다.

올해 포트폴리오 기업 SK디앤디의 투자가치를 개선할지도 주목되고 있다. 2018년 투자한 SK디앤디의 경우 지분율 31% 수준으로 2대 주주 지위를 유지하고 있다. 한앤코는 구주 인수와 유상증자 참여를 통해 총 2786억원을 투자했다. SK디앤디에 부동산 개발 사업을 남기고 신재생에너지·ESS 부문을 인적분할해 시장 재평가를 기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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