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일 오전 부산 강서구 가덕도 대항전망대에서 흉기에 피습 당한 뒤 부산대학교 병원에서 응급처치를 마친 뒤 헬기를 이용해 서울대학교 병원으로 이송되고 있다. [연합] |
[헤럴드경제=김용재 기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부산에서 흉기에 피습된 직후 소방의료헬기를 타고 서울로 이송된 과정을 둘러싸고 의료진 간 미묘한 신경전이 벌어지고 있다.
부산대병원 측은 5일 헤럴드경제와의 통화에서 “당시 현장에 있는 의료진이 모두가 서울 이송 결정에 납득할 수 없다는 분위기였다고 들었다”라며 “이런 상황에서 부산대병원에서의 수술 성공을 장담하지 못한다는 오해여지가 있는 브리핑은 납득할 수 없다”고 밝혔다.
이 대표는 지난 2일 부산 가덕도에서 피습된 후 부산대병원으로 이송됐으나 소방헬기를 타고 서울대병원으로 옮겼다. 부산대병원 응급외상센터는 피습 당일 지혈을 위한 응급처치와 혈관 상태를 파악하기 위한 CT 촬영을 진행한 뒤 경정맥 손상이 의심되며 추가 출혈이 우려되는 상황이라고 진단했으나 가족 측과 민주당의 요청으로 서울대병원으로 이송했다.
당시 부산대병원에 있던 전문의들 가운데 일부는 전원이 위험하다며 전원 요청에 대해 반대의견을 내기도 했지만, 김영대 부산대병원 권역외상센터장이 가족들의 요청 등을 종합적으로 판단해 헬기 이송이 가능하겠다는 결론을 내렸다고 한다. 현장에는 외상외과 3명, 응급의학과 2명, 흉부외과 1명, 신경외과 1명 등 총 7명의 교수가 대기하고 있었다고 알려졌다.
앞서 이 대표 수술을 집도한 서울대병원 측은 전날 수술경과 브리핑을 통해 이 대표의 이송된 경위를 설명하며 ‘부산대병원 측의 요청을 받았다’고 했다. 민승기 서울대병원 이식혈관외과 교수는 “목 정맥이나 동맥혈관 재건술은 난도 높아서 수술 성공을 장담하기 어려워 부산대 요청을 받아들여 수술을 진행했다”고 설명한 바 있다.
부산대병원은 공식 입장을 내고 즉각 반박했고, 부산광역시 의사회 역시 반발에 나섰다. 부산광역시 의사회는 전날 성명을 통해 “환자의 상태가 아주 위중했다면 당연히 지역 상급 종합병원인 부산대병원에서 수술받아야 했고, 그렇지 않았다면 헬기가 아닌 일반 운송편으로 연고지 종합병원으로 옮겼어야 마땅하다”고 지적했다. 또 “이것이 국가 외상 응급의료 체계이며, 전 국민이 준수해야 할 의료전달체계이다. 그러나 전국 최고 수준의 응급외상센터에서 모든 수술 준비가 다 되었음에도 병간호를 핑계로 몇 시간을 허비해 가며 수도권 상급 종합병원으로 이송했다”고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