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봉주 더불어민주당 교육연수원장. [연합] |
[헤럴드경제=양근혁 기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피습된 이후 ‘일단 멈춤’ 상태에 들어갔던 민주당 내 공천갈등이 재점화될 전망이다. 친명(친이재명)계로 꼽히는 정봉주 민주당 교육연수원장이 출마를 예고하면서다. 17대 국회의원을 지낸 정 원장은 비명(비이재명)계 박용진 의원의 지역구인 서울 강북구을 출마를 유력하게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5일 국회에 따르면 정 원장은 8일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출마 선언을 할 예정이다.
민주당 안팎에선 정 원장의 출마를 두고 당내 비주류 비명계 의원 지역구를 노린 ‘자객출마’라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지난 21대 총선에서는 금태섭 전 의원의 서울 강서구갑에 출사표를 던졌다가 당으로부터 부적격 판정을 받았던 정 원장이 이번에는 강북구을로 지역구로 택할 것이란 예상이 나오기 때문이다.
비명계 의원들은 자신들에 대한 이 대표 지지자들의 반감이 크다는 점을 바탕으로 공천을 받기 위한 행위라고 비판한다. 출마 지역구를 고르는 기준이 정치적 비전이 아닌 당내 계파갈등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는 것이다.
한 비명계 의원은 이날 헤럴드경제와 통화에서 정 원장의 출마에 대해 “강북을에 나오겠다고 하는 것은 ‘찐명대전’을 일으켜 총선을 앞두고 당내 갈등과 분열을 초래하겠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중앙당 연수원장이라는 중책까지 맡고 있는 분이 이른바 친명과 비명을 가르고 본인은 친명보다 더한 찐명을 자처해 왔다”며 “출마선언을 들어봐야겠지만 지역구를 고른 정치적 명분은 없을 것”이라고 했다.
정 원장은 비명계의 ‘자객출마’ 비판에 선을 그었다. 정 원장은 통화에서 “내가 친명계 인사인지 모르겠다”고 했다. 그러면서 “2007년도에 나는 손학규 계보였지만, 정동영 전 의원이 민주당의 대선후보가 되자마자 당의 입장에서 싸웠다”며 “나의 최대계보는 민주당”이라고 반박했다. 정 원장 측은 출마 지역구에 대해선 8일 기자회견에서 밝히겠다고 했다. 이 대표의 퇴원 여부에 따라 기자회견은 취소 또는 연기될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그간 다수의 친명계 원외인사들은 원칙과상식 소속 의원들을 비롯한 비명계 현역 국회의원 지역구에 출사표를 던져왔다. 김종민 의원의 충남 논산·계룡·금산 선거구에는 황명선 전 논산시장이, 윤영찬 의원의 경기 성남 중원에는 현근택 민주연구원 부원장이 출마 채비에 나섰다. 이원욱 의원의 화성시을에는 진석범 당대표 특보가, 조응천 의원의 남양주시갑에는 최민희 전 의원이 각각 출마를 준비하고 있다. 이 대표 체포안 가결정국에서 최고위원을 사퇴한 송갑석 의원의 지역구인 광주서구갑에는 강위원 당대표 특보가 출마 선언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