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습격 피의자, 변명문에 여러 차례 ‘역사’ 강조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를 흉기로 습격한 피의자 김모씨가 부산 연제구 부산경찰청으로 압송되고 있다. [연합]

[헤럴드경제=최원혁 기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에게 흉기를 휘두른 혐의(살인미수)로 구속된 김모(67) 씨는 범행 전 컴퓨터로 자신의 신념을 담은 장문의 글을 썼고 이를 출력해 소지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4일 김씨는 구속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에 출석하며 “이 대표를 왜 공격했나”라는 취재진 질문에 “경찰에 제출한 8쪽짜리 ‘변명문’을 참고해달라”고 했다.

사정당국에 따르면 김씨는 지난 2일 부산 가덕도를 방문한 이 대표에게 범행을 저지를 때 이미 ‘변명문’을 가지고 있었다.

경찰은 현행범으로 김씨를 체포할 당시 이를 압수해 분석해 왔다.

또 경찰은 3일 충남 아산의 김씨 집과 사무실 등을 압수수색 해 확보한 컴퓨터에서 이 문건의 원본 파일을 발견했다.

경찰은 김씨 범행이 우발적이지 않고 철저히 계획된 범죄라는 결정적인 증거를 확보한 셈이다.

김씨는 모두 8쪽에 달하는 변명문에서 여러 차례 ‘역사’를 언급하며 자신의 신념을 설명했다고 한다.

직접적인 범행 동기나 정치적 이유보다 현학적인 단어들로 채워진 난해한 문장이 나열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때문에 경찰은 김씨의 구체적인 범행 동기를 파악하는 데 시간이 걸리고 있다.

앞서 김씨는 경찰 조사에서 “이 대표를 살해할 마음이 있었다”는 취지로 진술했다. 부산지법 성기준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이날 “범행 내용, 범행의 위험성과 중대성 등 사정을 고려해 도망할 염려가 있다”며 김씨의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한편 경찰은 김씨 진술과 변명문, 휴대전화 포렌식 수사, 프로파일러 심리 조사, 압수물 등을 종합적으로 분석해 범행 동기를 밝힌다는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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