펜타닐 널리 퍼진 곳일 수록 공화당이 우세하다?[원호연의 PIP]

[게티이미지]

[헤럴드경제=원호연 기자]펜타닐 등 마약성 진통제(오피오이드) 중독 문제가 올해 미국 대선의 핫이슈 중 하나로 떠오른 가운데 오피오이드 중독이 널리 퍼진 곳일수록 공화당 지지세가 높다는 연구결과가 나와 주목을 끌고 있다.

이코노미스트 지에 따르면 토론토 대학과 노트르담 대학 연구진은 오피오이드가 많이 처방된 지역을 중심으로 연구한 데이터를 연구해 1996년 암 사망률이 1분위 증가한 지역은 2020년 의회 선거에서 공화당 후보이 득표율이 13.8% 증가했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이 지역에서 공화당 대선 후보의 득표율도 평균 12%포인트 증가했다. 대표적인 보수 방송 매체인 폭스 뉴스의 개국이 미친 영향이 1%포인트도 채 되지 않았다는 점을 감안하면 놀라운 효과다.

암발생률이 높고 오피오이드 마케팅이 더 많이 이뤄진 곳에서는 이민과 낙태 및 초기에 대한 보수적인 견해가 증가하고 정치적 분노가 높아졌다. 이들 지역에서는 민주당 후보들에 대한 기부금이 감소하고 폭스 뉴스 시청률이 상승하는 등 우경화 징후가 뚜렷해졌다.

1996년은 최근 펜타닐 사태를 일으킨 것으로 지목된 퍼듀파마가 오피오이드 옥시콘틴에 대해 처음으로 특허를 출원한 해이다. 이 회사는 자사의 강력하고 중독성 높은 이 진통제를 암 사망률이 높은 지역을 중심으로 시판했다. 출시 당시 지리적, 사회경제적으로 공통점이 없었던 이 도시들은 이후 수십 년 간 치명적인 약물 과다 복용으로 인한 문제를 공통적으로 겪고 있다.

[이코노미스트 캡처]

이코노미스트는 “1996년 이전에는 암 사망률과 공화당의 득표율은 별다른 상관관계가 없었지만 이후 관계가 뚜렷해지기 시작했다”고 설명했다.

물론 암이 오피오이드와 상관 없이 정치적 경향에 영향을 미칠 수도 있다. 그러나 연구진은 오피오이드 마케팅과 관련이 없는 당뇨병과 인플루엔자 비율은 이후 정치적 경향에 아무런 영향을 미치지 않았다고 반박했다.

이코노미스트 지는 “오피오이드 유행에 대한 분노가 우익화를 불러왔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펜타닐 등에 중독된 중독자가 거리에 늘어나면서 치안에 대한 불안감을 키우고 이것이 보수적 정치 성향 증가에 영향을 미쳤다는 얘기다.

이 매체는 “연구진의 말이 맞다면 오피오이드는 최근 미국 역사에서 가장 중요한 정치 세력 중 하나가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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