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풍향계’ 뉴햄프셔서 트럼프·헤일리 지지율 동반상승…오차범위 내 접전

공화당 대선 후보인 니키 헤일리 전 유엔 대사가 지난 2일 뉴욕주 라이에서 열린 타운홀 행사에서 연설을 하고 있다. [AP]

[헤럴드경제=정목희 기자] 미국 공화당 대선 경선의 초반 판세를 가를 수 있는 최대 관심 지역인 뉴햄프셔주에서 유력주자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과 ‘추격자’ 니키 헤일리 전 유엔 대사의 지지율이 나란히 상승하면서 여전히 오차범위 내 접전을 벌이고 있다는 여론조사가 나왔다.

오는 23일 경선을 앞두고 트럼프 전 대통령은 물론 남북전쟁 발언 논란에도 불구하고 헤일리 전 대사도 지지가 결집하는 모습이다.

여론조사 기관인 아메리칸 리서치 그룹이 지난달 27일부터 3일까지 공화당 프라이머리에 참여할 것으로 보이는 유권자 6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해 4일(현지시간) 공개한 결과에 따르면 트럼프 전 대통령은 37%의 지지율을 기록했다. 헤일리 전 대사는 33%로 오차범위(±4%포인트) 내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을 추격했다.

두 사람 간 격차는 이 여론조사 기관이 지난달 14∼20일 조사해 같은 달 22일 발표한 조사와 같다.

다만 당시 트럼프 전 대통령과 헤일리 전 대사의 지지율은 이달보다 낮은 33%, 29%를 각각 기록했다. 두 사람 모두 보름 사이에 4%p씩 지지율이 상승한 것이다.

특히 이 기간에 헤일리 전 대사는 남북 전쟁에 대한 질문에 답하면서 노예제도 문제를 거론하지 않아 비판을 받은 바 있다. 이에 뉴햄프셔주 상승세에 타격이 있을 수 있다는 관측도 있었으나 이번 조사상으로는 지지율이 올랐다.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로이터]

트럼프 전 대통령과 헤일리 전 대사의 지지율이 오르면서 다른 후보의 지지율은 떨어졌다.

반(反) 트럼프인 크리스 크리스티 전 뉴저지 주지사는 13%에서 10%로, 친(親) 트럼프인 론 디샌티스 플로리다 주지사 및 기업가 비벡 라마스와미는 각각 6%에서 5%, 5%에서 4%로 지지율이 낮아졌다.

전체 응답자 가운데 지지 후보를 결정하지 못했다는 답변 역시 12%에서 9%로 줄어들었다.

당원만 참여할 수 있는 아이오와주 코카스(15일)와 달리 뉴햄프셔는 일반 유권자도 각 당 경선에서 한 표를 행사할 수 있다. 헤일리 전 대사는 최근 뉴햄프셔주에서 큰 상승세를 보이면서 주목받고 있다.

헤일리 전 대사가 뉴햄프셔주 프라이머리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을 누르는 이변을 연출할 경우 경선 초반 트럼프 전 대통령을 따라붙을 동력을 만들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헤일리 전 대사 측이 크리스티 전 주지사에게 사실상 사퇴 압박을 하는 것도 이런 맥락이다.

헤일리 전 대사를 지지하고 있는 크리스 스누누 뉴햄프셔 주지사는 최근 TV 인터뷰 등에서 크리스티 전 주지사의 선거 운동이 한계에 부딪혔다면서 “헤일리에게 승리를, 트럼프에게 패배를 주는 영웅이 될 수 있다”며 간접적으로 사퇴를 압박했다.

다만 아메리칸 리서치 그룹의 여론 조사를 제외하고는 다른 여론조사에서는 트럼프 전 대통령이 뉴햄프셔주에서도 다소 안정적인 우위에 있다. 의회 전문매체 더힐의 여론조사 종합 분석 자료에 따르면 트럼프 전 대통령은 41.6%로 헤일리 전 대사(29.7%)보다 11.9%p 앞서 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지난달 아메리칸 리서치 그룹의 여론조사가 나왔을 때 “가짜뉴스”라고 비판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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