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룹 지오디(god)의 멤버 박준형씨. [MBC 라디오스타 방송화면] |
[헤럴드경제=서경원 기자] 그룹 지오디(god)의 멤버 박준형이 국내 대표 연예 기획사인 하이브와 JYP엔터테인먼트를 비교한 방송 내용이 화제가 되고 있다.
박준형은 지난 3일 방송된 MBC 라디오스타에 출연, ‘만일 자신의 딸이 걸그룹을 한다고 했을 때 하이브와 JYP엔터 중 어디에 보낼 것인가’라는 질문에 “(하이브와 JYP엔터) 둘다 사랑한다”면서도 “하이브가 조금 더 끌리긴 하다”고 답했다.
박준형은 데뷔 초기 시절을 언급, 방시혁 하이브 의장과 박진영 JYP엔터 대표 프로듀서의 스타일 차이를 설명하기도 했다. 그는 “방시혁은 계속 옆에서 ‘잘한다, 잘한다’ 하면서 자신감을 갖게 만드는 스타일”이라며 “박진영은 완벽주의 성향이고 집착이 강한 스타일”이라고 말했다.
그룹 지오디(god)의 멤버 박준형씨(왼쪽). [MBC 라디오스타 방송화면] |
이런 가운데 하이브와 JYP엔터의 연초 주가 양상은 나쁘지 않은 모습이다. 4일에도 하이브 주가는 전 거래일 대비 0.42% 오른 24만500원으로 마감됐다. 이날 JYP엔터는 2.58% 올라 10만3200원을 기록했다. 이날만 따지면 JYP엔터의 주가 상승세가 하이브를 큰 폭 앞서고 있지만 지난 2일부터 이날까지로 볼 땐 하이브가 우위에 있는 상황이다.
하이브는 지난 2일부터 4일까지 7000원이 올라 3.0%의 상승률을 기록했고, JYP엔터는 1900원 상승해 1.9%의 증가율을 보였다. 하이브의 시가총액은 10조원 수준으로 코스피 38위에 랭크돼 있다. JYP엔터의 시총은 3조6000억원 가량으로 코스닥 8위에 올라와 있으며, 하이브 시총의 36% 규모다.
한편, 대신증권은 지난달 28일 하이브의 음반·음원 호실적 등이 예상된다며 4분기 영업이익이 컨센서스(시장 평균 전망치)를 상회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임수진 연구원은 "올해 4분기 하이브의 영업이익은 929억원으로 3분기 대비 28% 증가해 컨센서스(890억원)를 상회할 것"이라며 "4분기 컴백한 세븐틴, 정국 등의 앨범 판매 증가와 콘서트 관련 MD(굿즈) 판매 호조에 더해 방탄소년단(BTS) 관련 다큐멘터리 8회분이 실적에 반영된 영향"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BTS가 입대 전 팬들과의 소통에서 공백기를 최소화하기 위해 준비해 놓은 계획을 언급한 가운데 최근 입대한 멤버가 솔로 음반을 2회 발매하고 6월 제대 예정인 진이 솔로 음반을 1회 발매할 것으로 예상한다"며 "내년 음반 부문 실적은 우려와 달리 BTS 공백기 영향이 미미할 것으로 보여 업종 내 최선호주로 꼽는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작년 하이브의 영업이익은 2990억원으로 지난해(2370억원) 대비 26% 증가하고, 올해 영업이익(3550억원)도 지난해보다 18% 늘어날 것이라고 내다봤다. 임 연구원은 하이브에 대한 투자 의견 '매수'와 목표주가 33만원을 유지했다.
연합 |
또 국내 주요 문화·콘텐츠 관련 주식 종목에서 주식 재산이 100억원을 넘는 개인 주주가 총 34명인 것으로 집계됐는데 이 중 압도적 1위는 방 의장이었다.
지난달 기업분석전문 한국CXO연구소는 국내 상장사 중 영화, 음반, 드라마, 웹툰, 웹소설 등 분야에서 문화콘텐츠를 제작하거나 유통하는 기업의 개인 주주 현황을 조사한 결과를 발표했다. 주식 평가액은 지난달12일 보통주 종가(우선주 제외) 기준이며, 1개 종목에서 보유한 주식만 대상으로 했다. 게임, 캐릭터, 오락, 여행 등 관련 종목은 조사에서 제외했다.
최근 파악된 이들 34명의 전체 주식 재산 규모는 4조6748억원에 달했다. 1위는 방 의장으로, 보유 주식평가액이 전체의 65.8%를 차지해 압도적 비중을 보였다. 방 의장이 보유한 하이브 주식은 1315만1394주이며 금액은 3조774억원으로 평가됐다. 주식 평가액은 작년 2월 10일 기준 2조5684억원에서 10개월 사이 5090억원가량 늘었다.
방시혁 하이브 의장 [연합] |
방 의장의 주식 재산은 작년 3월 말 2조4842억원까지 하락했다가 6월 말까지 다시 상승해 3조7021억원까지 올랐고, 이어 7월 말부터 11월 말까지 하락해 2조원대로 떨어졌다가 이달 다시 3조원대를 회복했다. 방 의장을 포함해 하이브 주식을 보유한 개인 주주 중 주식 재산 100억원이 넘는 이들은 12명이었다.
방탄소년단(BTS) 멤버 7명의 하이브 주식 평가액도 각각 100억원이 넘는 것으로 추산됐다. BTS 멤버들은 최근 하이브 최대주주인 방 의장과 특별관계가 해소돼 주식 변동에 따른 공시 의무가 사라졌다. 다만 하이브는 이와 관련해 "지분 매도 또는 변동과는 관련이 없다"는 설명을 내놨고, 이에 따라 기존 주식을 그대로 보유했다는 전제하에 조사가 이뤄졌다고 연구소는 설명했다.
민윤기(슈가)·박지민(지민)·김태형(뷔)·전정국(정국)의 개인별 주식 평가액은 160억원을 웃돌았고, 정호석(제이홉)·김남준(RM)의 평가액은 각각 146억원과 135억원으로 조사됐다. 김석진(진)의 보유 주식 평가액은 122억원가량으로 추정됐다.
전체 '100억 클럽' 중 주식평가액 2위는 JYP엔터 박진영(5018억원), 3위는 양현석 YG엔터테인먼트 창업자(1685억원)로 1위인 방 의장과는 평가액에서 큰 차이를 보였다. 이밖에 신현호 디앤씨미디어 대표(4위, 994억원), 박성찬 다날 회장(6위, 575억원), 김우택 뉴(NEW) 회장(8위, 456억원) 등이 이름을 올렸다.
연합 |
여의도 증권가에서는 국내 엔터테인먼트 산업에 대해 올해부터 글로벌 확장이 가속화할 것이라며 비중확대 의견을 제시하고 있다.
김규연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지난해 11월 보고서에서 "2024년은 K-엔터테인먼트 글로벌 확장의 진짜 원년"이라며 "세 단계에 걸친 글로벌 확장의 동시다발적 진행을 통해 실적과 주가수익률(P/E)을 한단계 높일 것"으로 전망했다.
글로벌 확장은 '상품 수출-기술 수출-수익모델 이식' 등 세 단계로 진행될 것으로 봤다. 상품 수출은 국내 아티스트의 해외 진출로 음원 매출의 실적 기여도가 높아지는 것을 뜻하며, 기술 수출은 그룹형 기획 시스템을 기반으로 해외 현지에서 아티스트(아이돌 그룹)를 데뷔시키는 것이다.
수익모델 이식은 현지 아이돌 그룹으로 K-엔터 수익 모델의 우수성이 증명되면서 서구 음악시장에서 이를 이식하는 것으로, 국내 기획사가 직접 제작하지 않은 아티스트의 수익까지 국내로 편입할 수 있게 된다.
김 연구원은 "국내 기획사는 이 같은 시스템을 기반으로 아티스트 성공의 우연성을 제거하고 생산자 잉여를 극대화하는, 전 세계에서 가장 객단가가 높은 K-엔터 사업 모델을 체계화했다"고 분석했다. 그는 "2018년 BTS로부터 촉발된 미국 시장 진출은 하이브의 상장과 함께 엔터 산업 시가총액 10조원 시대를 열었지만, BTS와 블랙핑크라는 소수의 메가 IP(지식재산)에 대한 의존도가 컸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올해는 이러한 과점 현상을 탈피하는 시그널이 포착됐고, 내년에는 주춤하던 엔터 산업의 주가를 견인한 시그널이 음원, 공연, 굿즈 매출 등의 숫자로 확인될 것"으로 내다봤다.
글로벌 스트리밍 시장 내 K팝 점유율은 2022년 5%에서 2023년 10%, 2024년 18%로 높아질 것으로 예상했다. 미래에셋증권은 엔터테인먼트 업종 내 최선호주(탑픽)로 하이브를 추천하면서 목표주가 32만원과 매수 의견을 제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