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적 이해관계 없는 분”…한동훈, 정영환 고대교수 공천관리위원장 내정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5일 오전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열린 2024 국민의힘 사무처당직자 시무식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연합]

[헤럴드경제=김진·신현주 기자]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5일 정영환 고려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를 공천관리위원장으로 내정했다. 정 교수의 인선 배경을 두고 당내에서는 한 위원장이 ‘공정’한 공천에 주안점을 둔 인사라는 평가가 나온다. 공천을 좌우하는 비대위원장-공관위원장 모두 정치 경험이 전무한 이들이 맡게 되면서 ‘영남권 물갈이’가 현실화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이날 여권에 따르면 한 위원장은 ▷공정한 이미지를 지닌 인물 ▷정치적 이해관계가 없는 인물 등을 공관위원장 조건으로 고려했다고 한다. 이번 인선에는 한 위원장의 의중이 강하게 작용했다는 것이 중론이다. 한국법학교수회장을 지낸 정 교수는 한 위원장이 법무부 장관이었을 당시 검찰총장후보추천위원회 당연직 위원으로 참여했다.

국민의힘 핵심관계자는 “원칙과 기준을 세워 공천을 해야 성공한 공천이 되는 것이기 때문에 판사 출신의 정 교수를 잘 선정한 것 같다”며 “정치인들과 정치적 이해관계가 얽혀있는 분도 아니다”고 했다.

국민의힘은 오는 10일까지 공관위 구성에 박차를 가하겠다는 계획이다. 국민의힘 당헌·당규에 따르면 공관위 출범 기한은 오는 10일까지다. 역대 국민의힘에서는 해당 당헌·당규를 거의 지키지 않았지만, 이번에는 공천과 관련한 모든 원칙을 다 지켜 차별점을 두겠다는 한 위원장의 의지가 반영된 것이라고 복수 당 관계자는 전했다.

지도부 관계자는 “청년, 호남, 여성 위주의 비대위원 인선 기조가 공관위 인선까지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정 교수의 공관위원장 내정을 두고 정치권에서는 “훌륭한 법조인”이라는 평가가 주를 이룬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조희대 대법원장 임명 당시 (정 교수가) 대법원장 후보군 3배수 안에 들어가기도 했다”며 “한국법학교수회장도 법학교수들이 뽑는 직책이라 쉽게 되는 자리가 아니다”고 호평했다. 법조인 출신 국민의힘 의원은 “정 교수는 판사 출신으로 공정하면서도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 법안에 반대하는 등 우리당 기조와도 어느정도 잘 맞는 분으로 알고 있다”며 “더불어민주당에서 비명계(비이재명계)를 중심으로 공천파동이 있을 것 같은데 국민의힘이 저들과 다른 모습을 보여주기에 충분하다고 본다”고 했다.

일각에서는 ‘정영환 비대위’ 출범으로 물갈이 시계가 빨라질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내년 총선에서 비례대표, 지역구 출마를 하지 않겠다고 선언한 만큼 한 위원장의 개혁 칼날은 당 쇄신 작업에 가장 먼저 향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지난 2020년 총선 당시 ‘김형오 발(發) 공천 파동’을 겪었던 국민의힘에서는 ‘김형오 공천의 수혜자’를 정리하는 작업이 개혁 공천의 첫 발이라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국민의힘 중진 의원은 “영남권 초선들의 경우 텃밭 지역구에 공천을 받아 손쉽게 배지를 달았지만 임기 내내 일부 친윤계의 호위무사를 자처하고 연판장을 돌리지 않았냐”며 “국민의힘이 지금 상황까지 온 데에는 초선 의원들 책임도 크다. 이번 공천에 반영되어야 한다고 본다”고 했다.

지도부 핵심 관계자는 “한 위원장이 인선을 거듭하면서 (내년 총선 공천에 대한) 메시지를 주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부연했다.

한편 한 위원장은 이날 오후 국민의힘 경기도당 신년인사회 도중 기자들과 만나 극단적 혐오발언자의 공천 배제 여부와 관련해 “자유로운 언행과 극단적 언행은 어떤 경우에 있어서도 모호한 경계가 있는 경우가 많다”며 “그 여부를 국민 눈높이에서 판단해서 국민이 수용할 수 없는 극단적 혐오 언행을 하신 분은 당에 자리가 없는데 공천을 줄 수 있겠냐”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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