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 규모 파악 어렵고 충동소비 부추길 우려”
미 당국, 어펌·애프터페이 등 업체 조사 착수
미국에서 이용 금액이 사상 최대 규모로 불어난 ‘선구매 후결제’(Buy Now Pay Later·BNPL, 이하 후불결제) 서비스가 사회·경제적 문제가 되고 있다고 미국 CNBC방송이 7일(현지시간) 보도했다.어도비의 마케팅 데이터 분석 설루션 어도비 애널리틱스에 따르면 추수감사절과 사이버먼데이 등 지난해 11월과 12월 쇼핑 시즌 후불결제 액수는 전년보다 14% 늘어 사상 최대가 됐다.
후불결제는 소비자가 물건을 구입하면서 대금을 똑같은 액수로 나눠서 결제하는 방식이다. 구입할 때 나눠낼 금액으로 여러차례 결제하는 것으로 예를 들어 400달러짜리를 구입하고 결제당시 첫번째 분할 결제액을 100달러로 정하면 나머지 300달러를 3회에 걸쳐 나눠 결제할 수 있다.
신용카드와 달리 이자나 수수료가 비싸지 않고, 당장 필요하지 물건을 크레딧카드로 구입하는 것보다 꼭 필요한 물건이지만 가격 때문에 부담스러울 때 후불결제 BNPL 방식이 선호된다.1500달러짜리 노트북을 살 때 신용카드로는 한꺼번에 결제해야 하지만 BNPL방식으로 하면 형편에 맞춰 여러차례에 나눠 결제하면 되기 때문에 인기를 끌고 있다.
웰스파고는 보고서를 통해 후불결제가 소비자 금융 부문에서 가장 급성장하는 항목이라고 짚었다. 웰스파고 팀 퀸란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보고서에서 “후불결제를 총체적으로 모니터링하는 기관이 존재하지 않기 때문에 이런 ‘유령 부채’의 급증은 총 가계 부채 수준이 실제로 전통적인 측정치보다 더 높다는 것을 의미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후불결제가 주요 신용평가기관에 보고되지 않아 금융 소비자가 얼마나 많은 대출을 가졌는지 은행들이 알기 어렵다는 점도 문제로 꼽힌다.금융 서비스회사 뱅크레이트의 테드 로스먼 수석 산업 분석가는 “후불결제가 얼마나 되는지 알기 어렵다”고 털어놨다.
어펌과 애프터페이, 클라나 등 후불결제업체들이 인기를 끄는 것은 신용카드 이자율이 20%를 넘는 상황에서 큰 이자 비용이 들지 않기 때문이다.여러 후불결제를 이용해 소비지가 다른 지급일을 맞게 되는 것이 우려스럽다는 지적도 나온다.
퀸란 이코노미스트는 “소비자들이 대금 지급액을 분산시킬 수 있다는 것을 알면 추가 부채를 떠안을 가능성이 더 크다”고 진단했다.
후불결제가 충동구매를 조장한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신용카드와 같은 방식으로 규제받지 않아 소비자를 위한 보호 조치가 더 적을 수 있고, 규제 당국의 레이더에서 벗어나 있는 점 또한 문제다.
이에 미국 소비자금융보호국(CFPB)은 후불결제 회사들에 대한 조사에 착수했다.CFPB는 특히 대출 조건에 대해 명확하게 공개된 정보가 부족하다는 점과 후불결제가 소비자 부채 증가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소비자보호법은 적용되는지 등에 대해 우려하고 있다고 밝혔다.(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