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려지는 식자재로 만든 안전한 장난감”

최근 경기 부천 소재 본사에서 헤럴드경제와 인터뷰 중인 류정하(왼쪽) 크리에이터스랩 대표와 사탕수수 부산물을 활용한 ‘슈가클레잇’으로 만든 동물들. 슈가클레잇은 점토 형태지만 먹어도 되는 미술 체험형 아트키트다. 주소현 기자

버려지는 우유, 사탕수수, 쌀 싸라기 등의 재고 식자재를 재활용한 장난감이 주목 받고 있다. 놀이 도중 먹어도 되는 특성 덕에 유아를 둔 가정이나 기관에서 특히 인기다.

식품 소재 완구와 식품을 개발하는 스타트업 크리에이터스랩의 류정하 대표는 최근 경기 부천 소재 본사에서 가진 헤럴드경제와 인터뷰에서 “과잉 공급으로 버려지는 식자재와 안전한 장난감의 소재를 연결지었다”고 설명했다.

크리에이터스랩이 가장 먼저 내놓은 제품은 우유를 활용한 점토 ‘카우토이’다. 우유 분말을 물에 개어서 쓰는 점토 형태다. 우유 과잉 공급이 문제를 고민하던 류 대표의 고민이 2017년 크리에이터스랩 창업으로 이어졌다.

창업 이후에는 재활용할 차세대 잉여 식자재 발굴에 집중했다. 2022년 출시한, 설탕 수요 감소로 남는 사탕수수 부산물을 활용한 ‘슈가클레잇’이다. 슈가클레잇은 완구류가 아니라 식품으로 유통되는 만큼 별도 조리 없이 먹어도 된다. 설탕이 방부제 역할을 해 상온에서 18개월 보관 가능하다.

지난해에는 쌀 싸라기를 모자이크처럼 사용할 수 있는 ‘라이스아트’를 출시했다. 쌀 싸라기는 쌀 가공 과정에서 깨지거나 바스라지는 작은 쌀알이다. 대부분 버려지는 쌀 싸라기를 놀이의 소재로 가져왔다.

농가에서 나온 싸라기는 대부분 정부가 매입하거나 가축 사료, 퇴비 등으로 쓰이는데 상당량은 폐기 처분된다. 특히 태풍, 한파, 가뭄, 병충해 등 자연재해가 있는 해에는 싸라기의 비율이 최대 37%까지 올라간다.

류 대표는 “지난해 사용한 쌀 싸라기만 약 14t”이라며 “쌀싸라기 1t당 탄소 약 2.5t을 줄여 총 35t의 탄소를 저감했다”고 설명했다.

주이용대상은 구강기 행동을 많이 하는 유아다. 소비도 어린이를 둔 가정이나 어린이집·유치원, 백화점·호텔의 문화센터 등이다.

초기 크리에이터스랩이 식량 과잉 공급, 안전한 먹거리 등 문제 해결에 집중했다면 최근에는 다양한 콘텐츠 발굴에 눈을 돌렸다. 기능과 사회적 가치를 담고 있다고 하더라도 결국은 소비자의 선택을 받아야 한다는 스타트업의 생리를 체득하면서다.

류 대표는 “창업을 준비하던 때에는 제품을 개발하고 출시하면 다 되는 줄 알았다”며 “연차가 쌓이면서 ‘내가 하고 싶은 것’이 아니라 ‘사람들이 필요한 것’을 만들어야 한다는 걸 깨달았다”고 설명했다.

크리에이터스랩은 자체 디자인·콘텐츠팀을 두고 콘텐츠 강화를 이어갈 예정이다. 특히 한국디자인진흥원의 비즈니스 모델 개발 지원을 통한 인터뷰가 계기가 됐다. 만 4~7세 아동과 부모 119명을 온라인으로 설문하고, 이 중 4팀은 심층 인터뷰했다. 이를 토대로 부모와 아동의 행동 양식 관찰 데이터를 제품에 적용했다.

류 대표는 “사업을 하다 보면 소비자 인터뷰를 할 기회가 많지 않은데, 유입부터 구매까지 소비자의 입장으로 돌아가 제품을 되짚을 수 있는 시간이 됐다”며 “소비자 만족도를 파악하고 비즈니스 모델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부천=주소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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