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일(현지시간) 이란의 수도 테헤란에서 히잡을 쓴 여성들이 도로를 걷고 있다. 이란에서는 지난달 13일 마흐사 아미니(22세)라는 여성이 히잡을 적법하게 착용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풍속 단속 경찰에게 체포된 뒤 16일 의문사하자 고인을 추모하고 진상 규명을 요구하는 시위가 일어나고 있다. [연합] |
[헤럴드경제=김유진 기자] 이란 당국이 히잡 착용을 거부한 여성에게 74대의 태형(매를 때리는 형벌)과 함께 벌금을 부과했다고 AFP통신과 영국 일간 텔레그래프 등이 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에 따르면 이란 법원은 전날 미잔 통신 웹사이트를 통해 공공장소에서 히잡을 착용하지 않아 공중도덕을 위반한 올해 33세 여성 로야 헤시마티에게 법과 이슬람 율법 샤리아에 따라 74대의 태형을 집행했다고 밝혔다.
또한 헤시마티에게 1천200만리알(약 3만3000원)의 벌금도 부과했다고 법원은 밝혔다.
헤시마티는 인파로 붐비던 테헤란 공공장소에서 히잡을 착용하지 않은 혐의로 체포됐다.
그녀의 변호사인 마지아르 타타이는 개혁 성향 신문인 샤르그를 통해 헤시마티가 지난 4월 소셜미디어에 히잡을 착용하지 않은 사진을 올렸다는 이유로 당국에 체포됐다고 설명했다.
쿠르드족 인권 단체인 헨가우는 헤시마티가 쿠르드계 여성이라고 전했다.
이란은 1979년 이슬람 혁명 이후 모든 여성의 히잡 착용 의무를 법제화했다.
이란 당국은 2022년 히잡 착용을 거부했다가 의문사한 쿠르드계 여성 마흐사 아미니 사건이 촉발한 히잡 반대 시위 이후 단속을 강화하고 있다.
공공장소에서 히잡을 쓰지 않은 여성을 처벌하기 위해 '감시 카메라'를 설치하고 이들을 손님으로 받은 식당과 상점들에 영업 정지 처분을 내렸다.
또 이란 의회는 히잡 미착용에 대한 처벌을 강화하는 법안을 추진 중이다.
그러나 이란 당국이 히잡을 착용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여성에게 태형을 가한 것은 이례적이라고 AFP통신은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