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시내 한 대형마트에서 장을 보는 시민. [연합] |
[헤럴드경제=김용훈 기자] 한국개발연구원(KDI)는 최근 한국 경제가 고금리 기조로 인해 소비와 투자 등 내수가 둔화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특히 건설경기가 악화하면서 건설수주가 부진한 흐름도 반영되고 있다는 진단이다.
KDI는 이날 발표한 '경제동향 1월호'에서 "최근 우리 경제는 내수가 다소 둔화하는 흐름을 보였으나 반도체를 중심으로 경기 부진이 점진적으로 완화되는 모습"이라고 밝혔다. KDI는 전월호에서 '내수 둔화'를 9개월 만에 직접적으로 언급하기 시작했다.
상품소비가 감소세를 지속하고 서비스 소비도 낮은 증가세에 머무르고 있다고 KDI는 분석했다.
지난해 11월 소매판매(상품소비)는 전년 동월 대비 0.3% 줄어 전월(-4.5%)보다 감소 폭이 줄었다. 그러나 KDI는 직전 해 이태원 참사로 인해 소비가 위축됐던 데 따른 기저효과와 승용차 할인행사 등으로 일시적으로 감소 폭이 축소된 것이라고 봤다.
서비스업 생산(1.9%)은 숙박·음식점업(-3.3%)과 도소매업(-1.5%)을 중심으로 낮은 증가율을 기록했다고 평가했다. 설비투자는 높은 반도체 재고와 고금리 기조의 영향으로 전반적으로 부진한 모습이라는 평가다. 건설투자도 증가세가 둔화한 가운데 선행지표 역시 부진한 상태다.
지난해 11월 건설기성(불변)은 누적된 건설수주 부진의 영향으로 전년 동월 대비 1.4% 증가해 직전 달(3.5%)보다 증가세가 둔화했다. 향후 건설경기를 보여주는 선행지표인 건설수주 역시 비용 상승으로 인한 사업 여건 악화 등으로 29.5% 급감했다.
내수 부진으로 인해 물가 상승세는 완만히 둔화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지난달 소비자물가는 3.2% 올라 전월(3.3%)보다 상승률이 소폭 낮아졌다.
수출은 지속해서 개선되면서 경기 부진을 완화하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KDI는 지난달 "수출이 반도체를 중심으로 부진이 점진적으로 완화되는 모습"이라고 평가한 데서 이달 "반도체와 자동차를 중심으로 회복세를 보인다"고 바꿨다. '점진적 부진 완화' 표현을 빼고 뚜렷해지는 회복세를 반영한 것이다.
지난달 수출은 조업일수를 고려한 일평균 기준으로 전월(7.7%)보다 확대된 14.5% 증가했다.
KDI는 "인공지능(AI) 서버용 수요가 확대돼 반도체 수출이 대폭 증가했으며 자동차 수출도 양호한 흐름"이라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