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힘입어 올해 수출 9%성장 전망

11월 경상수지가 반도체 경기 회복으로 수출이 늘면서 7개월 연속 흑자를 이어갔다. 경상수지가 7개월 연속 흑자를 기록한 것은 2022년 1~7월 이후 16개월 만에 처음이다. 수출은 두달 연속 플러스를 기록하고 있고, 올해엔 더 성장할 것이란 긍정적 전망도 나온다.

▶두달 연속 수출 성장…올 연간 경상수지 490억달러 흑자 전망=9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경상수지는 40억6000만달러 흑자를 기록했다. 경상수지를 플러스로 만든 것은 수출 공이 크다. 경상수지는 9월까지 수출보다 수입이 더 큰 폭으로 감소해 흑자가 나타나는 ‘불황형 흑자’ 모습을 보였다. 그러나 10월 수출 감소세를 끊어낸 데 이어 11월에도 두달 연속 수출이 증가하면서, 올해 경기 회복에 대한 기대감을 키우고 있다.

수출 회복에 따라 작년 1월부터 11월까지 상품수지 흑자는 259억3000만달러를 기록해 전년 같은 기간(155억4000만달러)보다 확대됐다.

한은은 올해 연간 경상수지 흑자 규모를 490억달러로 전망하고 있다. 이 부장은 “지난해보다 올해 경상수지 흑자 규모가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면서 “수출 증가율은 7~9%의 범위 안에서 나타날 것”이라고 했다.

▶미국 중심 수출 증가…대중 수출 변수 많아= 우리나라 수출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대중 수출은 부진이 완화되고 있지만, 중국 경기가 좀처럼 살아나지 못하면서 덩달아 회복세가 더딘 상황이다 . 중국이 회복 속도를 높이더라도 대중 수출이 큰 폭으로 확대될 가능성이 높지 않다. 중국 경제의 국산화율이 높아졌기 때문이다. 한국이 중간재를 생산해 중국 등으로 수출하는 글로벌 체인 고리가 중국의 국산화율로 끊어진 셈이다.

이에 따라 지난해 우리나라 대중 수출 비중은 19.7%, 미국이 18.3%을 기록했다. 대미·대중 수출 간 비중 격차 추이는 2020년 11.4%포인트, 2021년 10.4%포인트, 2022년 6.7%포인트로 점차 줄어들다가 지난해 1.4%포인트로 최소치를 기록했다.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지난해 1년 동안 대중 수출은 180억달러 규모 적자를 기록했다. 이는 1992년 한·중 수교 이후 처음으로, 반도체 수요 부진에 수출이 31%나 쪼그라들었다.

앞으로 전망도 밝지 않다. 올해 중국 경제성장률이 지난해보다 낮아질 것으로 예상되면서 대중 수출 상황이 지난해와 비슷할 것이란 분석이다. 지난해 중국 경제성장률은 5.2% 수준으로 추정되고 있는데, 한은은 올해 중국 성장이 4% 중반 정도에 그칠 것으로 보고 있다.

미중 무역 갈등 또한 변수다. 김기봉 국제금융센터 책임연구원은 “올해 중국의 반도체 경기는 글로벌 기술사이클 반등에 따른 수요 증가 등에 힘입어 회복될 전망이다. 한국 반도체 시장도 기본적으로는 중국의 서버 및 스마트폰 수요 증가 등의 수혜를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면서도 “다만 미국의 첨단반도체 수출 규제 강화에 따른 동참 압력과 중국의 자국 반도체로의 대체 노력 등으로 중국의 수요가 예상을 하회할 가능성도 상존하고 있다”고 짚었다.

문혜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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