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기에 인분”·“벽엔 욕설 낙서”…세종시, ‘사전점검 경악’ 신축 아파트 조사 착수

이달 말 입주를 앞둔 세종 산울동 한 신축 아파트 화장실에서 인분으로 추정되는 오물이 발견됐다. [보배드림 캡처]

[헤럴드경제=신동윤 기자] 세종시 한 입주 예정 신축 아파트에서 사전점검 결과 주요 시설에서 하자가 발생하는 것은 물론, 일부 가구 화장실에서 인분이 발견되는 등 심각한 문제가 있다는 민원이 접수됐다. 이에 관할 지방자치단체는 곧장 조사에 나섰다.

세종시는 이달 말 입주 예정인 산울동 A아파트 사전점검 과정에서 시공 불량 등 여러 가지 민원이 접수됨에 따라 전문가와 함께 본격적인 점검에 나설 계획이라고 8일 밝혔다.

오는 31일부터 입주가 시작되는 A아파트는 아파트 1350가구와 오피스텔 217가구 등 총 1567가구 규모로, 지난 5∼7일 입주민이 참여한 가운데 사전점검이 진행됐다.

사전점검에서 발견된 각종 문제점은 온라인 커뮤니티 ‘보배드림’과 세종시청·세종시의회 홈페이지 등에 잇따라 올라왔다.

입주 예정자들은 “입주일이 20여일 앞으로 다가왔는데도 아직 천장에 형광등이 설치되지 않았고, 벽면 타일 마감도 미흡했다”며 “복도에는 건축 자재들이 가득 쌓여 있고, 마루에는 큼지막한 균열이 있는 것을 확인했다”고 지적했다.

또 다른 입주 예정자는 “아파트 복도는 물론 실내에 건축자재가 그대로 쌓여 있고, 콘센트나 스위치가 제대로 설치돼 있지 않다”며 “벽에는 욕설로 추정되는 글자 모양으로 긁힌 자국이 남아 있기도 했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지난 7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 '세종시 신축 아파트 사전점검입니다'라는 제목의 게시글이 올라왔다. 작성자 A씨가 공개한 사진에는 욕설로 추정되는 글자 모양으로 긁힌 자국이 벽에 남아있기도 했다. [보배드림 캡처]

화장실에서 치우지 않은 인분이 발견됐다는 민원도 제기됐다.

한 입주 예정자는 “일부 가구 화장실 변기에 오물이 가득했고, 화장실 하수구에서 인분이 발견되기도 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입주 예정자들은 “이런 상황에서 예정대로 입주하기 어려울 것 같다”며 “세종시에 준공 연기 등을 요청할 것”이라고 밝혔다.

시 관계자는 “입주 예정자들의 불만이 없도록 현장 조사를 한 뒤 시공사에 문제점을 보완할 것을 요청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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