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쉬의 오토 발레 충전 [보쉬 제공]

[헤럴드경제=김지윤 기자] “보쉬는 미래의 글로벌 에너지 수요를 보다 자원 효율적인 방식으로 충족하기 위해 전기화와 수소라는 두 가지 접근 방식에 집중하고 있습니다. 탄소 저감을 위해 모빌리티·상업용 건물·가정에서 전기화를 추진 중이며, 수소가 중심적인 역할을 하는 새롭고 지속 가능한 에너지원을 활용하고 있습니다.”

타냐 뤼케르트 보쉬 그룹 이사회 멤버는 8일(현지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세계 최대 IT·가전 전시회 ‘CES 2024’ 프레스 콘퍼런스에서 이같이 강조했다. 보쉬는 칩, 전기 모터, 배터리 기술, 충전소 및 다수의 서비스에 이르기까지 전체 전기 이동성 가치 사슬을 선도하는 공급 업체다.

보쉬는 올해 CES에서 자사의 기술과 솔루션을 바탕으로 추진하는 전기화와 탄소중립을 위한 다양한 수소 기술을 선보였다.

이 가운데 가장 주목받은 기술은 ‘오토 발레 충전’이다. 이 기술이 탑재된 전기차는 오토 발레 파킹 시스템이 설치된 주차장에서 충전 공간이 마련된 빈 주차 공간으로 스스로 운전해서 갈 수 있다.

스마트폰 버튼 하나만 누르면 로봇이 사람의 추가적인 개입 없이 배터리를 충전할 수도 있다. 충전이 완료되면 차량은 다음 차량이 충전할 수 있도록 무인 주행으로 다른 주차 공간으로 이동한다. 타냐 뤼케르트는 “오토 발레 충전과 오토 발레 파킹의 조합으로 보쉬는 이 시장의 선구자가 됐다”며 “전기 이동성의 편의성을 높이기 위해 한 걸음씩 나아갈 때마다 전기 이동성의 매력은 물론 수용도도 높아진다”고 강조했다. 오토 발레 충전은 미국 소비자 기술 협회(CTA)로부터 ‘CES 2024 혁신상’을 받기도 했다.

보쉬의 실리콘 카바이드(SiC)칩. [보쉬 제공]

보쉬는 전동화의 핵심 부품인 반도체 소재 실리콘 카바이드(SiC)에도 집중하고 있다. 전 세계적으로 전기차가 증가하며 이러한 특수 반도체에 대한 수요가 급증하고 있어서다.

보쉬는 2021년부터 독일 로이틀링겐에 위치한 웨이퍼 팹에서 SiC칩을 생산하고 있다. 또 최근에는 미국 캘리포니아 로즈빌에 위치한 추가 웨이퍼 팹에 15억 달러(약 2조원) 이상을 투자하고 있다. 보쉬는 2026년 미국에서 SiC칩의 생산을 시작하고, 이를 통해 향후 몇 년 안에 생산량을 10배 늘린다는 목표다. 전기차에서 SiC 칩은 에너지 손실을 최대 50％ 줄여준다.

보쉬는 올해 CES에서 수소를 핵심 에너지원으로 보고 있다고도 밝혔다. 최근 독일 슈투트가르트에서는 모바일 연료 전지(mobile fuel cell)의 대량 생산을 시작했다. 보쉬는 이미 유럽, 미국, 중국의 트럭 제조 업체들로부터 첫 주문을 받았다. 보쉬는 연료를 먼저 전기로 변환하지 않고 직접 에너지로 변환하는 수소 엔진용 부품도 개발 중이다.

또한 보쉬는 CES에서 전기 저장식 온수기와 히트 펌프를 결합한 하이브리드 온수기도 선보였다. 이는 시장의 기존 온수기보다 3~4배 더 효율적인 성능을 제공한다.